역설의 끝
매일 아침 찾는 카페에 앉아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를 보고 있다가, 오늘따라 유난히 빠른 속도로 내 시야를 가로질러 가는 작은 고깃배가 눈에 뛴다. 내 눈에는 그 모든 풍경이 아름답지만,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경치를 구경하기보단 오늘 마쳐야 할 일들에 골몰하며 심각해져 있진 않을까.
진짜 나를 찾겠다, 세상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겠다는 고상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출근길에 내 앞에 끼어드는 자동차에 분개하고,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해서 가족들과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각종 보험 및 카드, 세금 청구서를 막기 급급하고, 직장에서 해야할 일들에 대한 수많은 생각들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항상 사람이 없는 곳, 고독을 찾아 들어가길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인류가 이 세상에 생산하는 재화를 소비하며 삶을 지속하고 있으니 모두의 도움아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반대로 사회속에서 내가 뭐가를 어필하고 인정받으려면 고독 속에서 부단히 뭔가를 해야만 한다.
오늘 하루 나는 이따위 생각들이나 했고, 눈에 보이게 만들어낸 것은 없다. 거의 그래 왔다.
이런 쓰레기처럼 풀어 놓은 글에 가격을 매긴다면 얼마에 팔릴 수 있을지 나는 모른다.
당신은 오늘 하루를 버틴 행동과 생각, 감정과 에너지의 집합을 보따리로 묶어 판다면 얼마의 가격을 매길건가?
그리고 그 보따리의 메뉴는 뭐라고 이름붙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