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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Gwon Oct 11. 2024

프라하 3대 카페와 압생트 바 (3)

프라하&비엔나 - 2018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나는 어릴적 명절마다 큰집으로 내려가 사촌형과 게임을 했다

사촌형은 부루마블, 젠가 등 보드게임도 더러 있었고

그때 당시에는 플로피디스크에서 CD로 넘어갔을때라 CD게임을 컴퓨터로 즐겨하던 때였다

집안 어르신들은 거실에서 바둑을 두었고, 우리는 방 안에 박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3를 즐겨하였다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3은 턴게임으로 각 영웅들이 중세판타지 유닛들을 이용하여 적을 물리치고

성을 업그레이드하며 마법을 어떻게 조합할지, 약간의 머리를 써야하는 게임이었다

초등학생이던 나와 중학생이던 사촌형은 멀티플레이를 하면서 명절내내 이 게임에 몰두해있었다

어떻게 해야 저 곳을 안정적으로 통과할지, 저쪽에는 무슨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중세시대를 나는 그렇게 배웠다

철과 금, 마법 그리고 악마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프라하에 도착하였다



옛과 새로움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이자 역사와 전통이 살아숨쉬는 곳이다

오랫동안 수도였던 이 곳은 신성 로마 황제 까를 4세가 보헤미아를 통치하면서 특히 애정을 담은 장소로

체코인들 또한 까를 황제를 우리나라 세종대왕만큼이나 훌륭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프라하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크게 나뉠 수 있는데

낮에는 구시가지, 밤에는 신시가지로 돌아다닌다면 프라하의 아름다움을 배로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구시가지로 향했다


유럽은 아직도 노면전차를 이용하는 나라가 많다

우리나라는 교통수단으로 비효율적이다라는 이유로 전차들을 전부 철거하였는데

나는 이를 조금 안타깝게 여긴다

노면전차를 참으로 비효율적인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인승 차량으로 혼자 출퇴근하는 차량은 효율적인 것일까

그들은 차가 있기 때문에 하늘아래 자유를 느낀다

그럼 그 자유를 위해 모두가 개인차량으로 이동한다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질텐데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자유를 위해 대중교통으로 버스와 기차를 이용한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보신 분들은 지옥철이라고 부를 정도로

땅아래에는 사람과 사람에게 끼어져 실려간다

한 겨울인데도 에어컨을 켜는데 땀이 주르륵 흐른다

이런 스트레스를 참기 위해 노래를 듣고 핸드폰으로 아름다운 것을 찾는다

트램

나는 해외에 나가서 트램이 있으면 최대한 타기 위해 노력한다

여행이라면 일상과 다른 새로움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트램은 살면서 유럽에서 처음 탔지만 뭔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받으며 우리는 구시가지로 향했다

프라하 3대 카페를 가기 위해

임페리얼 카페 외관
임페리얼 카페 내부

프라하는 3대 카페가 존재한다

누구는 5대 카페다하는데 기준은 역사적인 카페인가 이다

우리는 그 중에 임페리얼 카페로 가기로 했다

100년이나 된 이 카페는 입구에 들어서자,

웅장한 천장 높이와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임페리얼 맥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 에그베네딕트

브런치하면 에그베네딕트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뺄 수 없기에 주문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다르게 해외에는 물을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을 깨울 달달한 커피와 카페에서 직접 만든 임페리얼 맥주(흑맥주)를 주문했다

맛은 전체적으로 무난했으나 가격은 디쉬당 1만원정도 했던 것 같다

체코 물가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프라하 올드 타운


브런치를 먹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구시가지에 도착하자 옛 체코의 정취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다

굴뚝빵이라고 체코의 전통 간식인 뜨르들로의 달콤한 향이 거리를 달콤하게 만들었다

구시가지 거리

구시가지에서 프라하 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까를교를 건너야한다

이 까를교는 신성로마제국 까를4세가 건립을 시작했고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많은 예술가들이 다리 위에서 버스킹이나 미술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또한 소원을 빌기에 유명한 장소이므로 꼭 한번 찾아가시길 바란다

2018년도에 소원을 빌었지만 무엇을 빌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미 이루어졌거나 소원이 아니였다던가

까를교 입구
구시가지 탑 (전망대 이용가능)
까를교
까를교 전경

해가 중천이었다

아침 맥주를 마셨더니 약간 어지러웠다

머리 좀 식힐 겸, 우리는 까를교 전망을 볼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맛보다는 전망이 중요했기 때문에 여기가 어디인지는 비밀로 하겠다)

립 & 어니언 스프
까를교 전망
까를교 주변 레스토랑 뷰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매달려 있는 곳으로 향했다

건물 천장에 프로이트 동상이 막대기를 붙잡고 있었다

아무 의미 없었다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동상
보트 투어

녹색 요정의 술, 압생트


고흐는 이 술을 마시고 자기 귀를 잘랐다

환청, 환각이 보였다고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증상을 겪어 전세계적으로 압생트를 100년간 금지하였다

물론 과학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금지가 풀렸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위험한 술이라고 각인이 되어있다

그런 술을 마시러 압생트 바를 찾았다

나는 그래서 여행이 좋다

새로움을 즐기고 익숙함을 느낀다

시선을 확장시키고 나를 흥분시킨다

압생트 분수로 설탕 녹이는 중
압생트
압생트 바 내부
압생트

압생트는 쓴 쑥 냄새가 났다

에메랄드 빛으로 아름다운 음료처럼 보였다

음미하면 쑥내가 약간의 이질감이라고 해야할까

술이라기엔 맛이 없고 약이라고 하기엔 취한다

이런 술을 왜 마셨을까

와인과 브랜디, 위스키와 맥주같이 맛있는 술이 많은데

그 당시에는 술을 구하기가 어려워 압생트를 마신 걸까

 

압생트는 예술가의 술 답게 먹는 방법이 다양했다

압생트 분수로 물방울을 똑똑 떨어트려 스푼 위에 각설탕을 녹이면 압생트가 우유처럼 탁해지기 시작한다

이는 쓴 압생트를 부드럽게 먹기에 좋다

이와 반대로 압생트 스푼에 각설탕을 불을 붙여 캐러멜라이징된 각설탕을 압생트랑 섞어먹는 방법이다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둘다 특이한 맛이었다

아마 내일 머리가 무진장 깨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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