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마트 - 2019
한국인이 자주 가는 인터라켄에서
조금 벗어난 체르마트에 도착했다
미테호른이라는 산봉우리가 아름답다고 소문나있는 곳이라
세게 여러 각국 여행객들이 체르마트역으로 모여들었다
나는 파리에서 한달살기전에
유럽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였다
그래서 숙박비가 비싸더라도
삼일정도 숙소에 머물러 멋진 장관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새벽이 되자
황금 마테호른을 보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안개비가 조금씩 내렸고 구름이 많았다
황금마테호른은 날씨가 맑은 새벽에
햇빛을 먼저 받는 산봉우리가 붉어져서 지어진 이름이다
못보게 되어 아쉽지만
다음 날에는 꼭 보겠느리라하고 잠에 들었다
아침 9시에 간단하게 짐을 싸서 하이킹 코스로 올라섰다
8월임에도 이곳은 산속마을이라 날씨가 추웠는데
하이킹 내내 너무나 더워서 가져간 물1통도 모자를 지경이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경치와 마테호른은
충분히 아름다워서 계속 쉴수는 없었다
절경인건가
아름다운 건 어디에도 존재한다고 믿어왔는데
그 믿음이 증명된 것인가
내가 어릴적 지구본을 돌리면서 스위스를 생각하면
산타가 이곳에 산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하이킹을 등산정도라고 생각하지 않고
마실정도라 생각했다 그래서 굉장히 강행군이었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기상일보는
나를 재촉했고 목이 너무나 말랐다
산 중턱에 있는 마을 두곳을 지나
드디어 수네가 5대 호수에 도착했다
그늘이 있는 곳에 동양인이 있어서
말을 걸었는데 일본인 가족이었다
나는 옆에 앉아 빵을 좀 먹어도 되냐고 했는데
흔쾌히 자리를 내주었고 물도 주셨다
나는 마트에서 사온 바게트와
올라오면서 다 녹아버린 버터로 허기를 달랬다
일본인들과 여행 얘기를 하고
비가 곧 올 것 같다는 말에 나는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왔다
올라갈때는 3-4시간이 걸렸는데
내려갈때는 5분이나 걸렸을까
인생이었다
저녁에 한국인들과 와인을 마셨다
이야기의 아픔들이 있었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벽에는 바람이 차가웠다
나는 긴 바람막이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면서 마테호른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있었다
하늘에는 점점 구름이 모여들었고 마테호른도 구름에게 먹혀버렸다
나는 결국 황금호른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아쉽지만 오늘은 파리로 떠나는 날이다
한달살기를 하려고 하루에 3만원이나 하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
그래서 다시 숙소로 들어가 짐을 싸고 마지막 조식을 챙겨먹고 나왔다
아직 열차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았어서
다시는 못 올 마음으로 체르마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경치를 감상했다
시간이 되자 여기서 만난 동행이 기차역으로 배웅을 해주었다
여행 잘하고 파리에서 보자
이 말을 남기고 나는 파리로 떠났다
파리에서도 여행을 할 생각이었지만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떠난 여정의 기억들이 기차와 함께 흔들거렸다
뭔가 아쉬웠고 뭔가 지쳐있었다
마트에서 사온 빵을 씹으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