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한달살기 fin.

파리 - 2019

by 권 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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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공원이라 했어요

친한 동생과 함께 피크닉을 떠나기로 했고요

쯔쯔가무시를 무시하고 잔디에 누워 와인을 마셔요

파리의 크로와상은 어디서든 맛있어요

오후가 길어지면 미술관에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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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딸딸한 기분으로 그림을 보며 지쳐갈때쯤 우리는 전망이 좋은 곳에 있어요

저녁이 되자 화이트 에펠탑을 보기로 했어요

긴옷을 챙겨입고 에펠탑 공원에서 책을 읽어요

나는 한국인이고 중국인이 아니랍니다

나는 한국인이고 일본인이 아니랍니다

몇번의 사기꾼들을 피해요

어느새 빛나고 있는 에펠을 보며 나는 곧 떠나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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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고 했다

꿈에 자주 나오던 곳이었다

나와 소년시절을 함께보냈던 미키마우스가 먼저 보였다

그 인형은 아늑한 기억인데 아주 선명했다

우리는 사실 디즈니 일루션 쇼를 보려고 왔으나

나름 뽕을 뽑자고 놀이기구들을 타기로 했다

6개 정도를 탔는데 전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놀라웠다

하지만 이곳은 유명관광지답게 줄을 서야했고 무례한 분들이 많았다

오후 9시가 되자 일루션 쇼가 시작되었다

미키가 문을 열자 라이언킹부터 겨울왕국까지 디즈니의 ost들이 나왔다

너무나 잊고 살았던 기억들로부터 어른이되어버린 내가 어색해졌다

성 주위로 쏘아올린 불꽃은 화려했고

노래들은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쇼가 끝나고 불꽃이 빛나던 밤하늘에연기만 남아 흩어지고 있었다

마치 꿈같았다고 숙소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며

목이 매우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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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왔나요

우린 항상 취해있어요

세느강에서 보기로 해요

팝보다는 클래식에 가깝기로 했죠

우연히 만난 의사 선생님은 잘난척을 하고

멋있었어요 다음에 우리 다시 보지 마요

그런 사람을 벗어나 우리는 와인을 마셔요 가볍게 가깝게

노래를 들어요 지금 듣는 샹송은 왜 슬픈가요

고수를 좋아해요

달콤한 고수를

아그작아그작 씹으며

어제 어땠냐고

오늘 어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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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파리에서 알게된 친구와 함께 세느강에 가기로 했다

(오늘도 와인파티에 초청되어서)

지하철에는 찌른내가 언제나 풍겼고 소매치기를 피해 어느 덧 1구 근처에 도착했다

유럽에 지내면서 나는 지하철에서 출구로 나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찌른내가 옅어지고

하늘이 보이고

한걸음 한걸음

중세건축물과 초록한 나무들이 보이면

너무나 조화로워서 출구마다 설레기에 좋았다

우리는 까르푸에서 간단한 와인과 주전부리를 사들고 파티장소에 갔다

도착했을때 점점 석양이 내려앉고 있었다

우리는 취하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점치며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이 있었다

살랑살랑 강처럼

우리는 재즈바로 자리를 옮겼고

브랜드 한잔을 시키며

자정까지 공연을 보았다

친구는 언젠가 다시 오자고 했고

왠지 이 말이 매우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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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비가 내렸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하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은 특별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파리 1구로 향했다

우연히 들어온 가게에서 일주일전에 알게된 프랑스 친구 조에를 만났다

너 정말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나는 너가 여기서 살 줄 알았어

나도 그럴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어버렸어

우리는 서로 어리숙한 영어로 안부와 작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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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이 되자

나 정말 내일 가는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

여기서 지내는 동안 파리의 치안과 인종차별등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이제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나는 그동안 풀어헤쳐놓았던 짐들을 하나하나씩 배낭에 넣었다

유럽일주와 한달살기를 했던터라 한국에서 가져온 옷들이 많이 해져있었다

파리하면 패션의 도시가 아니인가

옷들을 술병들과 함께 버리고

드디어 미루고 미뤘던 쇼핑을 하기로 했다

어디선가 한번씩 들어본 브랜드들이

우리나라처럼 한곳에 몰려있지 않고

골목마다 또는 곳곳마다 떨어져있었다

(이것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름 좋은 옷을 사기에 경비가 모자랐고

몇가지 타협으로 그래도 나름 괜찮은 옷을 구매했다

쇼핑을 끝내고 친구와 피자와 파스타를 먹었다

마지막 저녁이었다

친구들과 마지막 화이트에펠탑을 보았다

새벽이었고 술에 취해 집문을 열고 들어갔다

잘 싸놓은 배낭이 문옆에 기대어있었다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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