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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Gwon Sep 30. 2024

오스트리아, 체코 동유럽 여행 (1)

프라하&비엔나 - 2018

후배와 유럽여행



대학교 후배는 졸업을 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후배는 최근 해외로 자주 떠나는 나를 보고

사업이 안정화가 되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미술을 좋아하던 그녀는 나와 같이 시를 배웠고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시를 통해 우리는 금새 친해졌다

졸업하고도 2년이 지났지만 줄곧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녀의 사업이 어느정도 안정화를 갖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던 8월이었다


공항기차를 기다리며

출발 2시간 전, 인천 공항에 도착한 나는 환전도 하고 체크인도 하면서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체크인 마감이 5분밖에 안남은 상황이 되었고

그녀는 교통체증에 밀려 아직 공항에 발도 딛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항공사 직원에게 마감을 조금만 늦춰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공항 버스가 도착하는 장소로 달려갔다

마침 공항 버스를 내리는 그녀가 보였고 우리는 인사도 하지 않은 체, 짐을 들고 체크인 카운터로 냅다 뛰었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을 시작되었다



다시 돌아온 베이징 공항



1년 전, 유럽여행을 가기 위해 들렸던 베이징 공항에 다시 왔다

시간이 지나도 중국 항공은 유럽으로 가는 비용이 저렴하여 매력적인 항공이었다

나는 이미 이 곳에서 한차례 지옥을 겪었던 몸이라 환승절차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공항 길도 외웠던 걸로)

15시간 대기하는 우리에게 항공사는 환승호텔을 무료로 렌트해줬고

우리는 환승호텔을 이용하며 장거리 비행에서 버틸 준비를 하기로 했다

호텔에 들어와 각자 자기 시간을 갖은 뒤, 우리는 호텔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중국을 돌아다니는 것은 처음이라 뭔가 무서웠는데

식당에 들어서자, 뭔가 중국다움에 신기하게 느껴졌다

식당 입구는 키가 3미터 사람도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높았고

앉는 자리에 비해 테이블이 터무니없이 크던지, 큰 어항과 큰 티비가 후배와 소통을 하는데 시선을 자꾸만 빼앗아가고 있었다


공항 근처라 그런지 다행히도 영어로된 메뉴판이 있었고

우리는 베이징하면 베이징 덕이 유명했기 때문에 우리는 망설임도 없이 바로 주문해버렸다

중국에서 첫 끼기 때문에 소고기 버섯 볶음과 여행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맥주도 주문했다


베이징 환승 호텔 근처 식당
베이징덕과 소고기 버섯 볶음

베이징 덕을 한 번 먹어본 사람이 이 음식을 다시 찾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반칙이라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속살과 짭짤하고 바삭한 껍질의 조화가 정말 예술적이었다

베이징 덕을 한 입 먹고 맥주 한 모금 마시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이 식당은 환승 호텔들 사이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공항 직원들이나 소수의 현지인들만 식사를 하는 곳인데

이렇게 맛있으면 베이징 시내의 맛집들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고기 버섯 볶음은 밥반찬이 따로 없었고 전체적으로 여기는 양과 가격이 말이 안되었다

밥 대신에 물만두도 시켰는데 물만두는 30개정도 주셔서 배 터지기전에 남겼다

이 모든 것이 2만원이었다


유럽으로

비엔나



빈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빈은 오스트리아어로 비엔나를 뜻하고

비엔나는 어릴 적 나의 최애 반찬이 되어주던 비엔나 소시지밖에 모르는 곳이었는데

(어른들은 비엔나 커피가 떠오르겠지)

그런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다기보다

이 때의 나는 유럽은 항상 로망의 장소였고

서유럽보다는 상대적으로 동유럽이 비교적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수화물을 찾고 출국장으로 나오자

어디선가 쉰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공항 내에 치즈와 햄, 소시지를 파는 가판대가 있었고

1년 전, 유럽 마트에 갈 때마다 이 냄새를 적응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다시 유럽에 왔다는 기분으로 뭔가 반가운 냄새처럼 느껴졌다

치즈, 햄, 소시지
치즈, 햄, 소시지

우리는 사실 체코 프라하를 가기 위해 비엔나에 도착했다

오스트리아와 체코는 옆 나라이기도 하고

많은 여행객들이 프라하 - 비엔나를 하나로 묶어 여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항공권을 알아보다가 비엔나 왕복권이 프라하 in - 비엔나 out 보다

15만원이나 저렴하여 비엔나에서 4시간정도 기차를 타고 프라하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기차는 아직 2시간정도 남았고 장거리비행으로 피곤했던 우리는

브런치를 먹으러 중앙역 근처에 있는 Das columbus라는 맛집으로 향했다

맑은 유럽날씨
Das columbus
에그베네딕트 &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 맥주

무사히 유럽에 온 기념으로 우리는 맥주와 브런치를 주문했다

(사실 이것은 변명이고 오스트리아 맥주가 유명했기 때문에)

나는 에그 베네딕트를 주문했다

1년 전, 이탈리아 로마의 비스트로 음식점에서 점원이 추천해준 메뉴였고

브런치라는 것을 처음으로 접했기 때문에  뭐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먹는 순간

계란 노른자의 포근한 맛, 질감이 거친 햄의 향, 머핀의 푹신한 식감 그리고 홀랜 다이즈 소스가

입안에서 어울려 마치 우아한 발레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브런치를 먹게 되면 꼭 에그베네딕트를 먹곤 했다

그리고 이곳도 맛이 그러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낮술을 하니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고 햇빛에 조금 어지러워

우리는 조금 걷다가 기차를 타기로 했다

시간도 남았으므로 오페라하우스에 가보기로 하였다

오페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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