훑어보기 탐색경험과 홈 화면의 콘텐츠. 투데이와 구독 탭의 탐색 경험
케이크의 온보딩 페이지는 일러스트와 카피를 이용해 서비스의 장점인 '쉽고 빠르게 끝나는 학습' 이라는 가치를 잘 전달하고 있었으나, 이제 막 앱을 접한 유저에게 시간이 오래걸리는 활동인 '영어 학습'을 제공함으로서 큰 부담을 주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4단계, '인지-탐색-핵심활동-이탈' 에서 인지 단계 다음에 바로 핵심활동 단계로 순간이동 시킨 셈이죠.
지난 글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gwwkd123/2
참고 문헌 : 조성봉 이사, 라이트 브레인 블로그, UX 기본지식 3가지; UX흐름 – PART1 외부탐색과 접근
URL : http://blog.rightbrain.co.kr/?p=11189
케이크의 탐색경험을 분석하기 전,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중 탐색 단계란 무엇인지 설명해보려 합니다. UX 에서 탐색이란, 유저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과 행동들을 의미합니다. 탐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훑어보기, 두 번째는 검색하기 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이키 운동화를 좋아하는 친구 A와 B가 나이키 어플에 접속한 뒤, 자신이 사고자 하는 신발을 서로 얘기합니다.
친구 A는 필터 중, 색깔 필터에서 빨간색을 선택한 후, 스크롤하며 내 마음에 드는 신발을 찾아보며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친구 B는 검색 창에 '나이키 데이브레이크'를 입력한 후 검색결과 에서 이미지를 눌러 신발 상세페이지에서 사이즈를 확인했습니다. 이해가 되었을까요? 예상하신 대로 친구 A는 훑어보기를, 친구 B는 검색하기를 이용해서 각각 원하는 신발을 발견했습니다.
훑어보기는 원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하는 탐색방법 입니다. 훑어보기 경험을 잘 설계한 서비스를 예로 들면,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있습니다. 머신러닝을 이용해 내가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추천 해줍니다.
검색하기는 훑어보기를 사용하는 유저보다 비교적 원하는 행동이 명확한 유저가 주로 사용하는 탐색방법으로, 타이핑을 이용해 검색을 시도합니다. 검색하기 경험을 잘 설계한 서비스는 구글, 네이버, 아마존 등과 같은 검색엔진 서비스입니다. 유저가 단어를 타이핑 할 때, 검색어를 완성하기도 전에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를 추천해주거나, 나의 이전 검색기록을 보여주는 등 의 방법으로 사용자의 검색 경험을 높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케이크의 탐색경험을 분석해보겠습니다.
홈 화면은 유저가 앱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보는 페이지입니다. 따라서 홈 화면을 분석하면 서비스가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는지, 어떤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구글 같은 검색엔진은 서비스 전면에 검색박스를 가장 먼저 노출합니다. 쿠팡, 11번가 등 커머스 앱은 첫화면에 세일이나 신상품을 홍보하는 배너를 전면에 배치합니다. 케이크의 홈화면은 어떤 탐색 경험을 사용하는지, 어떤 정보를 가장 먼저 노출하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분석을 위해, 홈 화면의 정보와 콘텐츠 구조를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케이크의 홈 화면은 검색 박스가 없는 대신 무한스크롤을 하면 학습 콘텐츠가 계속 노출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즉 유저에게 훑어보기 탐색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훑어보기 경험을 제공한 이유는 학습 앱에서 유저가 배우고 싶은 표현을 직접 검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케이크는 짜여진 커리큘럼으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가벼운 표현 중심의 학습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즉 학습 정보가 조직화되어있지 않아, 검색으로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케이크의 학습 콘텐츠를 고려했을 때, 훑어보기 탐색경험을 선택한 것은 적절했습니다.
이제 홈 화면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영어표현 내꺼 되는 앱
페이지 상단을 보면 홈 화면을 크게 투데이와 구독, 2가지 탭으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탭 이름을 투데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유저가 하루에 한 번 이상(또는 그 이상)씩 표현을 공부하기 위해 매일 접속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케이크는 투데이 라는 명칭을 통해 유저에게 "매일매일 영어를 공부하는 습관"이라는 가치를 제공합니다. 이 가치는 사용자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케이크는 어떠한 압력 없이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공부습관을 만들어줍니다. 서비스 소개말과 실제 서비스 디자인 결과물이 언행일치함을 보여줍니다. 케이크는 그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공부습관이라는 가치를 '투데이'라는 단어와 하루 주기로 새로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홈 화면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훑어보기 탐색 경험은 매력적인 콘텐츠가 결정한다.
유저는 앱이 제공하는 콘텐츠들을 무한스크롤하며 서핑합니다. 이 때, 유저는 앱이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하나하나 읽어보지 않습니다. 자신의 시선을 끄는 단어나 이미지들에만 눈길을 줍니다. 나이키 신발을 사는 두 친구의 예를 다시 가져와보겠습니다. 빨간색 운동화를 사고 싶은 친구 A는 운동화를 탐색할 때, 빨간색 신발 외에 다른 신발은 쳐다보지도 않았을겁니다. 유저의 관심 범위 밖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훑어보기 탐색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유저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게 중요합니다. 유튜브처럼 시청기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게 아니면 말이죠.(머신러닝) 케이크는 큐레이팅 콘텐츠를 제공하여 유저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노력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케이크의 큐레이팅 콘텐츠 하나가 제공하는 정보를 해체하여 정리했습니다.
유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재를 활용한 헤드카피
케이크는 학습할 영어 표현을 크게 내세우는 대신에, 영어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알려주는 헤드카피를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영어 표현 학습 앱이라면 표현 정보를 가장 보여주고 싶을텐데 말이죠. 그 이유는 표현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표현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배운 영어를 어딘가에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영어면접을 준비한다거나, 여행을 위해 길묻는 표현만 공부한다거나 말이죠. 유저가 영어표현을 배우는 이유는 영어 표현을 수단으로 그들이 원하는 바를 쟁취하기 위함이며, 케이크의 헤드카피는 표현을 배움으로서 유저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헤드카피에 담아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영어 표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 표현을 배움으로서 유저가 얻게되는 가치를 매력적인 카피로 어필하는거죠. 케이크는 유저가 표현을 배우는 이유를 고민하는 시간을 큐레이팅 콘텐츠를 통해 줄여주고 있었습니다.
탐색 범위를 좁혀가며,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발견하도록 돕는"Narrow-down" 탐색경험
케이크의 큐레이팅 콘텐츠는 매력적인 헤드카피로 유저의 시선을 끈 다음, 배울 수 있는 표현들을 영상섬네일과 텍스트 조합의 형태로 5개를 제공합니다. 유저는 본문카피와 섬네일 그리고 영어 표현을(2,3,4번 정보) 읽어본 후 학습할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섬네일을 눌러 학습을 시작하거나, 콘텐츠를 조금 더 탐색하고 싶은 유저는 헤드카피 옆 화살표를 누르거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5번)을 눌러 더 깊은 탐색경험을 시작합니다. 콘텐츠를 탐색하며 이 채널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면 채널을 구독합니다. 그리고 구독한 채널은 [홈 - 구독 탭]에 담기게 되고, 유저는 구독한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영어 표현을 학습하게 됩니다.
탐색과 학습을 반복하며,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와 표현을 쌓아가는 경험 설계
정리하면 케이크는 투데이에서 많은 콘텐츠를 훑어보게 한 후,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을 구독하게 만듭니다. 유저는 구독 탭에서 지속적으로 표현을 학습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유저는 다시 투데이 탭에서 다른 콘텐츠를 탐색하고 채널을 구독하여 또 다시 학습을 하게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쇼핑 앱에서 사고 싶은 물건들을 훑어보며 장바구니에 넣은 후, 정말로 사고 싶은 제품은 구매하고 그렇지 않은 상품은 제거한 다음 다시 새로운 물건을 탐색하는 과정과 흡사하네요. 케이크의 탐색 경험은 쇼핑 앱의 탐색 경험과 매우 닮았습니다.
먼저 케이크는 홈 화면의 "투데이"라는 탭 명칭을 통해서 유저에게 "매일매일 영어를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도록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유저는 투데이라는 탭 명칭과, 하루주기로 업데이트 되는 학습 콘텐츠들을 제공받으며 무의식적으로 하루 단위로 표현을 공부하는 영어 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케이크는 헤드카피를 활용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유저가 훑어보게 만드는 탐색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저는 매력적인 카피에 이끌려 카피와 엮여있는 콘텐츠들을 읽어본 후, 맘에 드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을 구독합니다. 그리고 이 탐색 과정을 반복하며 자신의 학습 취향이 확실해지고 그에 따라 구독하는 채널과 표현도 명확해집니다. 케이크의 탐색경험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유저가 자신이 배우고 싶은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 없이, 케이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한조각씩 받아먹다 보면 저절로 자신의 학습 취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케이크가 배치한 투데이 탭과 구독 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채널정보 등을 통해 유저가 탐색을 반복하게 만드는 경험은 매우 치밀하게 설계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거의 없으며 모든 정보들이 각각 제 역할을 하며 유저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탐색을 시키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다음 글은 주활동 : 학습 활동 페이지를 분석합니다. 케이크는 어떤 기능을 중심으로 유저에게 학습경험을 제공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비스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고, 정답에 가까운 해답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같이 토론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