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에게

턱 괴는 여자 3.

by 구일삼

그래, G야. 마지막으로 너에게 한 마디를 하련다. 그날 네 질문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몰라. 나도 십수 년을 겪고 나야만 깨달아지는 불합리들인데.

그래도 말이야. 십수 년씩 불합리를 겪고 뚫고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 꼭 그랬어야 했니. 난 네 앞에 서 있었는데, 그랬어야 했니.

나에게는 낡고 오래되고 냄새가 고약한 기억들이 너에게는 세상의 다른 단면을 처음 목격하는 콜럼버스의 시야가 될 수 있다니. 그게 아직도 X 같지만, 부디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항해해, 엉뚱한 땅에 닿지 않기를 바라.

넌 지금 내 편지의 수신인이 아니니, 우리 편지를 훔쳐봐야만 하겠지만 말이야.

이만 줄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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