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리 버스 365일 [파란 하늘에 우산]

그들의 우산은 거의 정확한 날씨를 알려주었다.

by 갸리

파란 하늘에 우산



맑은 하늘에도 비는 내릴 수 있다 | make by ToonBoom Harmony


아침 정류소엔 우산을 손에 든 사람들이 보인다.

저절로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아주, 파란색까지는 아니어도 푸른 하늘.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은데 사람들의 손에 우산이 들려있다.

final-0001.png 일본 사람들은 우산을 참 잘 챙겨


오후에 비라도 내린다는 얘긴가?


이런 맑은 날씨에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일본 동경 유학 시절 생각이 난다. 그곳에 있을 때 좀 놀라웠던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은 우산을 참 잘 챙기는 민족이라는 느낌.


오늘처럼 맑은 하늘에 우산을 챙기듯 일본 사람들도 맑은 하늘에 많은 사람이 우산을 들고 다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섬나라 인지라 비가 내리다 그치기도 하고 갑자기 내리는 경우도 빈번하고 한국보다는 비가 자주 내리는 편. TV 뉴스의 일기예보를 잘 믿지 않는 한국인 입장에서 그들의 우산은 거의 정확한 날씨를 알려주었다. 뭐 한국의 일기예보는 잘 틀린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던 터.


지금이야 기술이 발달해 많이 좋아졌지만, 26년 전 일기예보는 터무니없는 상황을 자주 만들곤 했다. 그 시절 일본에서 우산을 손에 들거나 가방에 꽂고 다닌 사람들의 모습에서 왜 저렇게 우산을 잘 챙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주 맑은 하늘인데도 불구하고 우산을 든 사람을 보면 그날은 반드시 비가 내렸다. 참 신기하고도 놀라운 경험으로 다가온 것은 그들은 TV 뉴스의 일기예보를 아주 잘 따르는 민족이라는 사실. 맑았던 하늘에서 갑자기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면 길거리 사람들 누구나 할 거 없이 가방에서 재빨리 우산을 꺼내는 풍경은 신기하기만 했다.


나로선 어떻게 일기예보를 믿고 우산을 가지고 나가지?라는 생각이 일본 생활 몇 개월 만에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들의 날씨예보는 정확했다. 전혀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은 하늘 상태에도 나도 우산을 챙기는 일이 그들과 같은 패턴으로 바뀌어 갔다.


오늘 아침처럼 맑은 하늘에 우산을 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TV 뉴스 일기예보는 과연 보답해줄 것인가?
아니면 애써 챙긴 우산 한 번 펴보지 못한 채로 귀가하게 할 것인가?

흥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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