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리 버스 365일 [뒷문 왜 안 열어?]

정류장에서 소박한 빡침!

by 갸리

집 앞 버스 정류장의 아침은 사람들로 분주하다. 6개의 노선버스가 있는 정류장은 자신이 기다리는 버스가 오면 갑자기 움직임이 빨라진다. 자신이 서 있는 곳에 버스가 정차하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브레이크를 밟는 대로 버스의 정차 위치는 천차만별. 많은 버스가 앞뒷문을 오픈하고 승객을 태운다.


항상 이런 패턴이지만 나의 오래된 경험과 노하우로 내가 타는 버스가 저 멀리서 보이면 뒷문이 정차할 위치를 대략 파악해 자리 선점을 할 수 있다.


왜 뒷문으로 타려 하는가?


간단하다. 뒷문으로 타면 빨리 빈자리를 선점해 내 입맛대로 골라 앉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정류장에서 나의 뛰어난 위치 선정은 90% 이상 승률. 덕택에 뒷문으로 올라타 빈자리를 선점한다.


가끔은 아주 아주 가끔은 나 홀로 뒷문 위치에 서게 되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극히 드물지만, 뒷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잽싸게 올라타서 가장 좋은 빈자리에 앉을 즐거운 상상을 한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오로지 버스 앞문만 오픈해서 승객을 태우는 아저씨의 FM 같은 융통성. 결국, 앞문으로 가서 제일 꼴찌로 버스에 타는 상황이 온다. 이럴 땐 올라타며 한 마디 내뱉고 싶은 말이 있는데 꾹 눌러 참는다.


"아저씨 왜 안 열어줘!"라고...


하지만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비라도 내리는 날엔 기사님이 더 야속하다.


나는 결국 서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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