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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버거 Chag.oB

모텔촌의 숨은 집

by 갸리

차고버거 Chag.oB


99BC373359B237081D7019 기본 런치 세트 메뉴. 8,500원


모텔촌의 숨은 버거집 찾기

방이 중학교 옆 작은 골목. 이곳으로 들어가면 한낮에도 왠지 음침한 분위기의 모텔촌이 들어서 있다. 모텔들의 입구는 왜 다들 치렁치렁한 어두운 톤의 가림막으로 가려 놓았을까. 들어가는 사람도 떳떳하지 못하고 나오는 사람들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중학교 바로 옆에 이런 모텔들이 즐비한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학교가 자리를 잘 못 잡은 건지, 모텔들이 먼저 자리를 선점한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동네에 모텔이 애들 교육에 나쁘다는 플래카드 한 장 없는 것을 보면 모텔이 학교보다 먼저 들어섰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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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톤 내부

방이 먹자골목으로 이어지는 반대쪽 입구가 시작되는 곳. 모텔들의 어두운 기운에 가려져 골목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선 보이지도 않는 곳에 수제버거 집이 있다.

기역자 주방의 내부 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다. 7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고, 바깥으로 두 테이블, 그리고 긴 테이블이 있다. 내부에 자리가 없으면 바깥에서 먹어도 되지만, 한여름엔 땡볕으로 먹으면서 땀이 줄줄 흐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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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11시 30분 전에

내부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먹으려면 11시 30분 전에는 가는 것이 좋다. 12시 ~ 12시 30분 정도면 이미 내부는 만석이다. 조금 빨리 가던지 1시가 넘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을이면 시원해서 바깥에서 먹어도 나쁘지 않지만, 모텔로 들어서는 차들이 내뿜는 매연을 같이 마셔야 한다는 것. 주방장은 아마도 한 명인 듯. 점원은 총 3명 정도. 어떨 때는 두 명이 전부 커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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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런치 세트 메뉴. 8,500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런치 세트. 요렇게 나무 접시에 햄버거, 웰치스, 감자 프라이, 포크, 칼, 빨대가 담아져 있다. 테이블 위엔 토마토케첩이 한 통 놓여있다. 알아서들 짜 먹으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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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는 선택할 수 있다. 콜라, 스프라이트, 웰치스. 외국 맥주도 있지만, 기본 세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웰치를 얼음이 담긴 컵에 꽉 차게 따라 부어도 캔에 약간 남는다. 몇 모금 빨아먹고 나머지를 털어 넣으면 OK. 이쁘장한 커다란 이쑤시개 하나가 햄버거 정중앙에 꼽혀 나온다. 요 이쑤시개는 감자 프라이 먹을 때 사용하면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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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 않고 바삭한 버거

이 집 햄버거는 작지 않다. TV에 나온 비싼 수제 햄버거집에 가면 돈만 비싸지 햄버거 사이즈가 작은 경우가 많다. 이 집은 괜찮다. 남자의 위를 채우기에 모자라지 않다. 바삭한 빵의 식감이 좋다. 나는 물컹한 빵보다 바삭한 햄버거 빵을 좋아하는 편이다. 한입 물었을 때 아주 살짝은 거친 느낌도 있지만 아사삭하는 질감이 좋다. 고기도 아삭한 느낌이 날 정도의 적당히 구워서 나온다. 신선하고 아삭한 즐거움의 1등은 가운데 끼어있는 적색 양파다. 두툼하게 썰린 적색 양파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을 아삭한 양파의 조합이 씹으면 씹을수록 즐거움을 준다. 덧붙여 토마토와 베이컨의 조합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입 주위에 잘 묻지 않아 먹기 힘들지 않다는 것. 어떤 수제버거는 국물이 밑으로 흘러내려 짜증을 유발하지만, 이 집 버거는 그렇지 않다.

99A9B83359B2360C1FAB23 즙이 흐르지 않아 먹기 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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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컵에 담긴 감자 프라이는 햄버거 가운데에 꽂힌 이쑤시개를 사용. 두툼하게 썬 감자 프라이는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싹하게 잘 튀겨있다. 그냥 먹어도 되고 케첩에 찍어 먹어도 OK.

이 집의 다른 버거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기본 세트 버거로도 너무 훌륭하다. 항상 점심시간 전에 찾아가야 한다는 것.



99974A3359B2366120DC7F 포크, 나이프, 물수건을 돌돌 말아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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