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이라는데, 나는 왜 아직 흔들릴까
마흔이 되면 조금은 단단해질 줄 알았다.
세상의 질문에 웬만큼은 답할 수 있고,
내가 어디로 가는 사람인지도 분명히 알게 될 줄 알았다.
사십은 흔히 '불혹'이라 부른다.
사십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이 나이가 되면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불혹의 뜻은
안정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음' 이라고 한다.
안정은 외부 조건의 문제이지만
흔들리지 않음은 내부의 문제다.
하지만 나는 아직 흔들린다.
작은 선택 앞에서도 망설이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에는 여전히 불안해진다.
관계 앞에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도전 앞에서 자신이 작아지기도 한다.
사십 대가 되었지만
나는 아직 미생이다.
오히려 이 나이가 되니
흔들림의 종류가 더 많아졌다.
일과 가정, 부모와 자녀,
커리어와 건강, 관계와 자존감.
모두가 동시에 움직인다.
게다가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한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기분은 끊임없이 수정된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기도 한다.
이런 카오스에 가까운 세계 속에서
나는 가끔 중심을 잃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불혹이란 정말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일까.
아니면, 흔들 리면서도 다시 서는 힘일까.
흔들림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환경은 변하고, 사람은 떠나고, 계획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그 속에서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회복력인지도 모른다.
"레질리언스 : 적응하고, 다시 균형을 찾는 힘"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고도 다시 중심을 잡는 사람이 강한 것이라면,
나는 아직 성장의 과정에 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의 중심을 세우고 성장할 것인가.
세상이 계속 변한다면 나는 어디에 나를 붙들어 둘 것인가.
이 질문을 조금 더 오래 붙들고
나를 조금씩 더 키워나가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