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오래된 기억 속에서
가끔은 마음을 꺼내 보이는 것보다,
마음을 꾹 눌러 안고 있는 게 더 큰 용기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래도록 그 마음을 안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드러내지 않아도
언젠가는 닿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그 마음이 조용히 곁을 맴돌며
하루하루를 흔들었고,
또 하루하루를 버티게 했다.
많은 걸 잃은 것 같았지만,
돌이켜보면 난 여전히
그 감정이 남아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바람이 지나가고, 계절이 바뀌어도
무엇 하나 허투루 주지 않았던 그 순간들이
내게는 선물처럼 남아 있었다.
누군가에겐 이해되지 않을
오래 머문 감정이겠지만,
그 시간이 허망하지 않았다는 건
이제는 조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미련스러웠지만,
그 모든 감정이 내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였다.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끝엔
아직도 그 계절이 머물고 있지만,
바꾸고 싶던 마음도, 결국엔 조용히 곁에 두게 된다.
그렇게, 다시 오지 않을 계절 하나가
아무 말 없이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