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밤을그러모아
무엇이든 소진될 때까지 감정을 퍼나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게 지치지 않냐는 물음에, 당연히 지친다고 답했다.
지치다 못해 탈진될 때까지 바닥을 내보여야만 비로소 후련해지는 것이다.
인생은 결코 다정하지 못해서 버겁게 내민 호의에는 무례가 되돌아왔다.
끝까지 친절하고자 이 악물어봤자 우스워지는 건 나였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분노해도 그저 웃음으로 회답했다.
사실은 꽤나 지쳤던 것도 같다.
내가 지치는 건 늘 나보다 주변이 빠르게 눈치챈다.
나 생각보다 지쳤었나 봐,라는 말에
당연히 지치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탈진해 버린 나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겹고, 연락도 간신히 이어갔다.
생각해 보면, 또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소홀했다.
그것이 소홀함이 아님을 또 나만 모른다.
너는 나에게 다정함을 원한 적이 없다. 네가 사랑한 건 애초에 그런 내가 아닌걸.
나는 여태 받는 사랑이 낯설어
부르다 흩어지는 내 이름조차 어려웠다.
진심을 숨기면 가여워지고, 보고 싶은 마음을 미루면 더 서글퍼졌다.
결국 나는 또 할 수 있는 한 내 최선을 다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