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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굥굥 Apr 22. 2023

처방전

나의 우울에 대하여


20220518


간만에 현실이 몽롱하고 눈물이 나고 다리 아래로 무언가 흐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 하루였다.

아직도, 회사 모니터 아래와 가방 안에는 약이 늘 구비되어 있다. 아직도 인지 당연히인지 조금 애매하다. 나를 채우는 것이 나여야 하는지 타인이어야 하는지도 애매해다.

내가 바로 서고 싶어 그 의지를 새기고 싶었는데, 생각하고 보면 꼭 혼자 힘으로 바로 서야 하나 싶다가도, 이런 순간에는 떠오르는 게 너라는 것이 가장 기분 더럽다. 호흡하는 법을 깜빡 잊으면, 구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으로 돌아간다.

한 번 아픔을 인지하고 나면, 사소한 아픔에도 통증을 호소한다. 그게 싫었는데. 한참을 약을 쳐다보다, 약을 먹는 게 나을지, 울어버리는 게 나을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어보는 게 나을지 생각한다.

몸에 좋지 않은 건 늘 입안을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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