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물결이 파동을 일으켰다.
너와의 대화 끝에는 항상 바다가 보고 싶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그곳을 닮아서여서일까
아니면 너가 파도를 닮아서일까.
너는 흩어지는 물결 같았다. 너를 볼 때면 육지에 올라가기 위해 목소리를 판 인어가 된 듯 먹먹하게 잠기기도 했다.
언젠가 내 곁을 떠날 것을 이미 짐작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제 너와의 대화가 없이도 바다가 보고 싶었다.
그 끝에서 언젠가 네가 내게 떠밀려 올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에,
너라는 바다에 발이 젖어,
잠시 너를 말린다는 게 나는 아직도 이곳을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