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 탐험가 이숙경 Mar 31. 2023

  천 원 행복 식당이야기 1

2023년 2월 21일

우리 마을엔 올봄에 천 원 식당이 생길 예정이다. 우리 마을 사람이면 누구나 천 원을 내고 마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첫 해이기 때문에 우선은 일주일에 세 번만 운영할 계획이다.





2023년 3월 31일

드디어  이번 주부터 마을 사람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 식당이 시작되었다. 마을 분들과 많이 의논하고 궁리했지만 지금까지 와는 식사 방법이 완전히 달라졌기에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결과는 대성공. 


꿈을 꾸면 어느새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 분토리에서의 삶이 너무 재밌고 신난다.


바쁘다는 핑계로 작년 겨울부터 궁리하던 마을식당 만들기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좋은 추억을 놓쳐 버린 기분이다. 이제라도 조금씩 기록을 해야겠다. 




우리 마을에는 80대 이상 노인이 대다수이다. 늙어지면 밥맛도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하신다. 그러다 보니 혼자되신 분은 물론 부부가 함께 살아도 손수 식사 준비하는 것이 점점 귀찮아지고 간단히 때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얼마 남지 않은 나의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마을 식당을 궁리하게 되었다. 


식사 재료비는 마을 돌봄 사업이 선정되어 대부분 해결되었는데 문제는  식당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마을 아짐들은 모두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없고 나이도 많아지니 외부 인력을 구해야 했다. 

마을 사람들이 천 원씩을 내면 세 시간 최저 임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우리 마을까지 올 것인가?


일하는 조건이 최대한 좋아야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 재료 손질과 설거지는 마을 사람들이 하고 요리사는 요리만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마을 분들을 설득했다. 

그러자 마을 아짐들이 통 크게 결단하셨다.


"그럴 바엔 기양 우리끼리 다해뿌러!"


그렇게 해서 우리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운영하는 '분토마을행복식당'이 탄생하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남의 집 단장해 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