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일
오늘은 해남 군민의 날이었다. 이 행사를 위해 어제 각 면은 부녀회장들이 점심 식사 준비를 하였다.
20명 정도의 부녀회장들이 면대표 부녀회장 집에 모여서 몇 백 명 면민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현장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펄펄 끓는 커다란 솥에 고무장갑 낀 손을 넣어 나물을 데치고, 코다리를 조린다. 커다란 목욕통 같은 용기에 음식재료들이 담기고, 섞이고, 다시 통을 씻어내고 또 다른 재료들이 담기고 섞이기를 반복하는 사이 맛있는 요리들이 통들에 가득 담기고 저장고에 쌓인다.
내가 마을 주민 3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소꿉장난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덕분에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마을 식당 이야기 2를 써 보기로 했다.
마을 식당 5주 정리
지난 달까지 우리 마을 식당은 15번의 식사를 하였고, 그중 8번은 마을 한 턱을 내는 분 들 덕분에 무료로 진행되었다. 그 외에도 기부금도 많이 들어와서 빡빡했던 예산이 넉넉해졌다. 직접 기부금 외에도 조금씩 보태는 각종 식재료를 가져오시는 덕분에 마을 분위기가 활기차면서도 더욱 따뜻해지고 있다.
두 명씩 짝지은 아짐들 7 조중 5조까지 무사히 진행되었다. 가장 어려움이 예상하는 한 조가 이번 주에 시작이고 수술 때문에 마지막 조로 배정되었던 아짐도 지난주에 퇴원하셔서 다음 주엔 너끈히 참여하실 수 있게 되었다. 일곱 조의 아짐들 14분이 낙오 없이 모두 참여하시고 나면 축하 파티라도 해야겠다.
5월부터 마을 식당이 하루 더 문 열어요.
이번 달부터는 일주일에 3번 하던 마을 식당을 하루 늘린다. 농번기에 농민을 위해 한 달 25일 지원받는 마을 식사 사업을 우리 마을은 일주일에 한 번 25주간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5월부터 10월까지 일주일에 4번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3번은 딱 좋았는데 하루가 더 많아지니 마음에 부담이 된다.
그래서 지난 몇 주간 그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메뉴를 위해 머리를 짜내었다..
마을 어른들께는 평소에 드시지 않는 새로운 음식을 여행처럼 경험하자고 설득해 놓았다. 서양식 빵과 수프, 파스타, 동남아식 볶음밥, 일본식 어묵탕, 중국식 마파두부 등 여러 나라의 간편 음식을 망라해서 만들어볼 생각이다.
다양한 샌드위치나 수프를 만드는 연구부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료나 요리의 종류가 다양해서 점점 더 요리에 흥미가 생긴다. 만일 우리 부부만을 위한 식탁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다양한 연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다 나의 직업이 요리탐험가로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