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마지막 선물들

마태라와 알베로벨로

2018년 12월 2일 일요일 마테라


바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마테라에 도착해 아침을 먹었다. 차 타고 오면서 바나나와 주먹밥을 먹었기 때문에 간단히 빵과 과일, 계란을 먹고 길을 나섰다.


가장 오래된 교회

작고 예쁜 교회가 있어 쳐다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노신사가 영어를 할 줄 아냐며 말을 건넨다. 그렇다고 하자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교회가 이 곳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며 왼쪽 문 안에 보면 중요한 유적이 보인다고 말해 주었다. 교회 왼편에 쇠창살 문이 닫힌 곳이 보였는데 벽에 세 명의 성인의 부조물이 있었다. 종교 박해를 당할 당시 어렵게 이 교회를 지켜낸 분들인 것 같다. 러시아의 작은 교회들 이후로 처음 보는 작은 교회가 맘에 들었는데 문을 열어 놓지 않아 아쉬웠다.



예쁜 날씨

무엇을 찍어도 예쁜 하늘빛이 돋보인다. 구멍 속에서 힘들게 피난살이를 하던 사람들의 삶터마저 황홀한 풍경으로 변신시킨다. 절벽에 놓인 좁고 가파른 돌계단 사이 동네들 마다 관광객과 상인들로 가득 차서 아름다운 풍경 사이를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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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유로짜리 샤워시설이 있는 화장실

그냥 오기가 너무 아까웠다. 대도시에 비해 가난한 관광객을 위한 편의 시설이 더 잘 돼있는 거 같다.


고마운 경찰.

마테라 구도심을 구경하고 우리가 자리를 옮긴 곳은 맞은편 산 꼭대기 전망대. 올라오면서 복원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토굴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안전한 잠자리라 생각한 우리는 편한 맘으로 광민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노크를 한다. 짧은 영어로 경찰이 캠핑할 수 없는 곳이라고 얘기한다. 다행히 광민은 미리 다른 곳을 알아 두었는지 바로 출발하자고 했다. 그래서 더 높은 꼭대기인 지금 이 곳으로 왔다. 여긴 아까 거기보다 훨씬 시야도 넓고 우리만 있으니까 너무 자유롭다. 잠시 흐렸던 하늘은 다시 개고 사진기를 들이대는 곳마다 작품이다. 경찰 아저씨 고맙습니다.

(밤에는 별이 쏟아졌고, 아침엔 구름 속에 마을이 떠있는 신비로운 풍경도 보여주었다.)

20181202_111024.jpg 마을 맞은편에 진짜 토굴이 많이 눈에 띈다. 그 위에 전망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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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월요일, 알베로벨로

이탈리아 마지막 마태라와 알베로벨로는 마태라에 이어 두 번째 선물 같은 풍경들이다.

마태라가 자연 속에 숨어든 은둔자들의 거쳐였다면 알베로벨로는 스머프들이 금방이라도 돌아다닐 것 같은 동화 같은 마을이다. 뾰족하게 쌓은 돌지붕에 하얀 원기둥 집 트룰리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기원전 4세기경부터 이런 집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건축 양식인 것 같다.

(나중에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서 비슷한 모양의 바위들을 만났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세금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세금 징수 관리들이 오면 빨리 허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그러기엔 너무 견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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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게 깜찍하고 귀여운 인형들이 장식되어 있다.

하늘도 쨍하게 맑은 날 예쁜 카페에 들어가서 이탈리아 여행 처음으로 젤라또를 먹었다. 카페 주인이 직접 만든 아주 맛있는 젤라또를 푸짐하게 담아 주었다. 젤라또처럼 달콤하고 카푸치노처럼 부드럽고 맛있는 여행을 한 알베로 벨로. 다음에 간다면 에쁜 트룰리에서 하룻밤 묵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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