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오 맛집

맛있는 그리스

2018년 12월 9일


나폴리가 그리스 첫 번째 수도?

나에게 나폴리는 구두가게로 익숙한 이름이다. 그때는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엉터리 기억이지만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귀에 익숙했던 나폴리는 그리스의 첫 번째 수도였다.

바다 한가운데 요새가 떠있다. 싸움터였을 요새가 지금은 아름다운 성처럼 보인다.


12월인데도 따뜻한 햇살에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해안절벽에 커다란 선인장에 열린 빨간 열매가 너무 탐스러워서 따서 먹어 보고 싶을 정도다. 이 절벽 끝자락에도 요새가 이어져 있고, 더 높은 산꼭대기에도 거대한 요새가 떡 버티고 있다. 겹겹이 요새를 만들어야 했던 곳..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 일 수록 더 많은 피로 얼룩지는 역사가 필연적일지도 모르겠다.

적의 침입을 막고자 만들었던 요새들 마저 이젠 자연과 더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불러들이고 있다.

오늘은 이 아름다운 나폴리 해변이 우리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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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거리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띈다. 주로 국내 관광객들로 보인다. 양쪽에 기념품점과 음식점들이 빼곡하고 흐드러진 빨간 꽃들이 건물들마다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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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열어도 괜찮겠어.

미스트라스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아주 넓고 쾌적한데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다 커피를 주문했는데 깻빵이 함께 나왔다. 우리는 시킨 적이 없다고 했더니 마침 1+1 행사라고 한다. 오븐에 구워진 따끈한 깻빵을 만지는 것도 기분 좋았는데 먹어보는 순간 사랑하게 되었다. 이후 깻빵을 만나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터키는 깻빵이 훨씬 흔하지만 겉이 많이 타고 더 딱딱하다.) 함께 나온 블루베리 잼도 너무 맛있고 푸짐해서 여행길에 에너지를 듬뿍 채울 수 있었다. 5천 원이 안 되는 돈에 커피 두 잔도 기분 좋은데 맛있는 깻빵에 과일잼까지. 그 날부터 그리스에선 지갑을 열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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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맛집

한 음식점 앞에서 음식 사진을 들여다보며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관심 있으면 안으로 들어가 직접 보여주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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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가게에 손님이 많지 않았고 우리들은 주방에 직접 들어가서 만드는 과정까지 설명 들으며(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섞어서 말하므로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주문할 수 있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시는 아주머니나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는 젊은 남자도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음식 탐색을 위해 생선요리 중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하나, 그리고 양고기 요리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올 때 생각보다 푸짐한 구성에 기분이 좋았다.(그리스는 빵을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곳이 많아서 정스럽게 느껴졌다.)그리고 지금까지 먹은 양고기 요리 중에서 가장 맛있다. 레몬 소스를 이용해 만들었다는데 전혀 누린내가 나지 않고 부드럽다. 입안 가득 지중해의 재료들이 풍성한 맛의 향연을 벌인다. 게다가 역시나 값도 착하다. 이제 그리스에서 남은 날에 맘 껏 그리스의 맛을 즐겨보자고 했다.


우리가 나올 때쯤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이고 우리를 안내해 주시던 할아버지는 주방에서 일하신다. 눈이 마주 처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니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신다.


(친구가 맛집을 소개해 주었지만 그저 발길 닿는 데로 들어갔다. 그리스 여행 내내 아무 데나 들어가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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