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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주 Feb 22. 2023

[뮤지컬 물랑루즈]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실,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사랑

객석에 들어서는 순간 느꼈다.

나는 산골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메니에르로

소리가 두렵고

소리를 내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들어서

자연인을 꿈꾸며

시골 빈집에 가려고 했을 때


나의 남편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내가

그곳에서 살 수 없을 거라고

몸이 나아질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했다.  


당신은 나를 모른다고

나의 지금을 모른다고

나의 마음은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는데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쯤에 살아있었나 보다.


그의 말처럼

청력이 좋아지자

나는 다시

문화와 예술이 그리웠다.


화려한 무대가 나를 반긴다.

환대받는 느낌.

나는 오늘 뮤지컬 공연장에 왔다!


얼마만일까?


마지막 뮤지컬은 아마도 10여 년 전

남편이 친구와 다녀오라고 예매해 준

모차르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영숙의 황금별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처음

우리 배우가 공연하는 

뮤지컬만이 가진 매력을 느꼈다.


10여 년이 지났어도

그 무대 의상과 목소리가 생생하다.


그런데 오늘은

또 다른 종류의 감동을 느끼고 왔다.


3시간의 공연이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가씨적

뮤지컬을 많이 보던

당시는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을 주로 보아서

시선이 자막을 오가야 했고

목소리에 담긴

미묘한 감정선을 읽지 못했다.


오늘의 공연은

우리나라 배우들의 것이다 보니

목소리만으로 뿜어지는 감성이

마음으로 다가왔다.

   

특히 무대장치와 안무는

가히 그 어느 쇼보다 훌륭했다.


익숙한 팝송의 변형과 찰진 대사는

어깨춤을 추게 만들었다.




물랑루즈

나를 어쩔 줄 모르게 만들던

첫사랑의 기억 속으로 데려간다.


그는 말한다.


첫사랑을 떠올려보세요!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의 목소리.


미국에서 프랑스로 온 가난한 작곡가,

사랑에 빠진 순수 청년 크리스티앙

그의 말처럼

그의 사랑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였다.



열세 살부터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몸을 팔았다는 사틴.

그 누구보다 아름다우며

책임감이 가득한 그녀.


그녀는

몸 담은 공연장을 살리기 위해

공작에게 잘 보여야만 했다.



젊고 부유한

몬로스 공작.


그는

사틴의 모든 것을 가지려 한다.



그리하여

많은 돈을

그녀의 공연장에 투자하고

파산 직전인 그곳의 소유주가 된다.


그는 그녀를 산다.

그녀는 몬로스 공작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을 갖지 못한

몬로스 공작은 외로웠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할 수 다.


 사틴은 가족과도 같은 공연팀을 위해

 공작의 그녀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이끌림을 어찌하지 못해 크리스티앙도 만난다.


공작과 크리스티앙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그녀.


어찌하여도

행복한 결말이 나지 않을

이 이야기는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다.


폐결핵으로 인한

시한부 인생의 사틴.


그녀는 마지막 삶을 걸고

공연에 임하여

크리스티앙의 노래를 부른다.


많은 사람 앞에서

크리스티앙의 노래가

울려퍼지기를 기대했던 그녀였다.


그녀를 오해했던

크리스티앙은

그녀의 죽음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크리스티앙의 곁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녀.


크리스티앙은

그녀를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사랑이라고.





                        뮤지컬 물랑루즈

기간 : 2022년 12월 16일 ~ 2023년 3월 5일
         (12월에 보았다면 좋았을 화려한 무대! 후에 다시 공연하게 된다면 12월 관람을 추천!)
공연시간 : 화, 목, 금 19:30
               수, 토, 일, 공휴일 14:00, 19:30 ( 3/3(금) 14:00, 19:30,  매주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BIUESQUARE  신한카드홀
가격 :  보헤미안 1열 17만 원, 보헤미안 18만 원, vip 18만 원, R 15만 원, S12 만 원, A9만원
연령 : 14세 이상 관람가
할인 : 신한카드, 재관람, 청소년, 장애인

* 홀의 지하 1층 객석 1층에서 나오면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무대 배경이 되었던 하트포털을 꾸며놓았고 루즈 라운지도 있다. (물론 미니 캐스팅 보드도) 조금 일찍 도착하여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 공연 시작 15분 전 즈음에 프리 공연이 시작된다. 마치 물랑루즈 공연을 보러 온 것만 같은 느낌이 이미 15분 전에 시작되어 작품 몰입에 도움이 되었다.

*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공연을 보아서 더 큰 감동을 느꼈다. 연인과 함께보는 뮤지컬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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