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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중 Feb 10. 2018

일본 시골 열차에서

  동네 작은 역들을 남김없이 들르는 2량짜리 노란 열차에 탔다. 중학생 소녀와 중년의 아저씨와 수다스런 할머니들과 탔다. 토요일 오후, 이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일까. 2량 밖에 안되는 열차가 듬성듬성 채워졌다.
  선로는 논밭과 계곡과 주택가 사이를 지나쳤다. 먼 숲과 가까운 숲, 먼 산과 깊은 계곡물이 층층이 이어졌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덩굴이 얽힌 나무들과 허름한 집들이 보였다. 한적한 동네 주택가 사이사이에는 작은 공동묘지가 있었다. 군데군데 텃밭과 작은 논도 있었다. 여기 흙은 검었다. 이들은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자란 쌀과 채소를 먹고 여기서 살다가 여기서 죽는 것 같았다. 이들에게 삶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다면 나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가. 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알 수 없는 것들을 알아보려 먼 산에 질문을 던지고 또 던졌다. 당연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종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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