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우중 Feb 06. 2019

너무나 객관적인 세상에서 우리는.

우리는 너무나 객관적인 세상에서 산다.
그래서 나 자신을 주관적으로 봐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세상은 명확한 수치로 우리를 측정하고, 때로 놀랄 만큼 정확하다.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너는 여기까지”라고 선고받는다.
그래서 나를 착각하는 누군가, 내가 속아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세상은 날카롭고 각지고 모난 것들이 서로를 들쑤신다. 각도기와 삼각자 같은 얇고 서슬 퍼런 것들. 그곳에서 물렁한 살뿐인 나는 베이고, 짖지이고, 부대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고. 말랑하며 포근한 나만의 사람이, 그 사람과 이루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연인이, 가족이, 가정이 필요하다.
나를 오해해 줄 누군가.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를 재지 않을 누군가와, 뭉근하게 뒤엉켜 잠이 들고 싶은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요일 저녁에는 불행을 준비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