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편적인 사람

no.03 어릴 때 나는 내가 특별한 줄 알았고

by 남겨울

나는 보편적인 사람이다.

평균보다 살짝 큰 키에 체중도 정상, 피부 톤도 딱 한국인의 정석이다.

요즘 세상에 3남매라고 하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또래 중에는 4남매까지도 종종 보일 정도였으니 우리 집은 평범한 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지극히도 평범한 행인 1 정도인데, 어릴 적 나는 왜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을까.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야"라는 식의 감성적인 위로를 싫어한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사람이라는 기준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평범한 누군가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게 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나의 경우엔 어떤 이유였을까.

북두칠성이 나왔다는 나의 태몽? 글을 잘 쓴다는 할머니의 칭찬? 공부를 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나오는 성적? 신춘문예 작가로 등단하고자 하는 꿈?

어쩌면 그 모두였을지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기억을 죄 잊은 채 살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으니까.

이제는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은커녕 태몽은 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소설을 몇 년째 쓰지 않고 있다.

사실 나는 아주 평범한, 어쩌면 그보다도 못한 사람일지 모른다.


고등학생 즈음인가, 이런 글을 본 적 있다.

아이는 특별한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어른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는.

특별함과 평범함을 가름 짓는 기준은 모두가 다르니까.

나에게 특별한 삶이 누군가에겐 평범할 수도, 나에게 평범한 삶이 누군가에겐 특별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나에게 특별한 삶을 살고 싶었나. 누군가에게 특별한 삶을 살고 싶었나.

지극히도 평범한 지금의 내 삶을 특별하다 여기는 이가 있을까.


우리 모두는 특별하지 않다.

모두가 특별할 수도, 평범할 수도 있는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이제야 깨달은 나는 비로소,

평범보다도 못한 것 같던 나의 삶을 평화로 느낄 수 있다.


나는 저 사람의 대범함을 부러워하고, 저 사람은 나의 신중함을 부러워할 때.

나는 이 사람의 무던함을 부러워하고, 이 사람은 나의 세심함을 부러워할 때.

나는 그 주변의 수많은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는 내가 홀로 채우는 시간을 부러워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동시에 평범한 사람이 된다.

이렇게 아주 보편적인 나는, 아주 보편적인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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