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일주일 살아보기

4 잠 못 드는 첫날밤 그리고 다음날

by 은하

첫날밤 나는 어머니와 한방을 쓰고 아버지가 한방, 나머지 방을 아이들이 썼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머니께서 고단하셨는지 코를 고셨다. 나는 잠자리에 예민한 편은 아니라서 아무 곳에서나 잠이 잘 들지만 귀는 예민해서 소리가 나면 쉽게 잘 수 없다. 어머니의 코골이가 조용해질 때쯤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바닷가에서 개구리 소리를 들으니 좀 생소했지만 숙소 뒤편이 산이라 그런 듯했다. 마구마구 개구리 소리가 쏟아지다가도 갑자기 단체로 조용해지고 또다시 개구리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개구리 소리도 잠잠 해 질 때쯤 저녁에 던져두었던 통발이 걱정이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통발을 발견해 먼저 건져서 고기를 가져가면 임자라 우리가 갔을 때 없으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통발을 던져놓았을 때는 정말 부지런히 확인을 해야 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확인을 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날이 밝아오자 일찍 눈이 떠졌고 낚시를 나가려 준비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통발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움직이지도 않을 것 같은 엄청 큰 배에 묶어 두었던 통발 하나는 그 배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아버지도 어이없어하셨다. 움직이는 배였냐고 정체가 뭐였냐고 하시면서. 아쉽지만 우리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그 줄에다가 통발끈을 묶어 두었기에 그것은 우리 잘못이었다. 다른 통발 하나는 기대를 가지고 건져보았는데 빈 소라 껍데기 하나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물고기가 들어있었다. 그 물고기는 놓아주고 다시 통발을 던져두었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으니. 그리고는 잠시뒤에 통발 자리에 가보니 나머지 통발도 없어져버렸다. 아버지와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통발을 묶어 두었던 곳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지나가시던 동내 아저씨께서 우리 상황을 들어보시고는 이곳에 우리나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아마 가져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 사람들은 금어기도 안 지키고 작은 고기도 잡히면 무조건 먹는다고 하시면서, 아마 통발 두 개도 모두 그들의 것이 되었을 것이라고 하셨다. 포항에서는 통발의 물고기는 가져갈지언정 통발이 없어진 적은 없었는데 일종의 문화충격이 왔다. 이 충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이것 때문에 거제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면 안 될 텐데 말이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그 누구도 의심하고 탓할 수는 없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한 낚시에서 새끼 고등어 한 마리를 낚았다. 거제에서 처음 낚은 고기고 좋은 손맛에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고등어 크기가 작기도 하지만 여전히 물이 너무 흙탕물이라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고등어는 잡고 나서 금방 죽어버린다. 아버지께서는 이것으로 미끼 삼아 다른 낚시를 한다고 다른 곳으로 떠나셨다. 나는 통발의 충격을 조금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숙소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