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어머니께서는 동생이 공부에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일찍부터 자격증을 따게 하셨다. 어머니께서 미용실을 하셨기 때문에 동생은 고등학교 때 제일 먼저 미용자격증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땄다. 미용 전문대학에 진학하고 미용실 실습을 다녔다. 그리고 졸업 후에 조금 규모가 큰 미용실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하고 직장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 얼마 안 되어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에 마사지 자격증도 따고 마사지 샵에 취직을 했다. 그곳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동생이 상당히 힘들어했다. 본인이 사람과의 관계가 힘든 사람이란 것을 그때 알았다고 한다.
동생 친구는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 오는 동내 친구 한 명뿐이었고 그마저도 동생과 중학교가 달라지자 찾아오지 않았다. 동생은 찾아오는 친구도 달가워하지 않고 놀러 나가자는 친구의 권유에도 집에서 잘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점점 멀어진듯하다. 하지만 신기한 건 동생은 살아가면서 친구가 필요한 사람 같지 않았다. 심심해하거나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우리 가족만 있으면 충분한 듯 더 이상의 친분을 만들지 않았다. 남자친구도 마찬가지로 관심이 없었다. 어머니 친구분 주선으로 선을 한번 봤지만 첫 만남부터 이미 마음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30살 되던 해 본인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부모님께서는 동생의 결정을 존중해 주셨다.
지금은 직업을 바꿔서 미싱사로 일하고 있다. 직원이 4명도 안 되는 작은 규모의 공장에서 사장이 원단을 잘라서 주면 재봉틀로 박아만 주는 일이다. 단순 업무에 월급은 적지만 동생은 아주 만족해하면서 다니고 있다. 두 평 남짓한 방에 재봉틀과 자기 자신만 있고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과 소통 없이 본인 일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여기 직원들과도 점심식사는 같이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살아가면서 친한 친구 한 명 만들지 않는 것이 너무나 이상하고 신기하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구나. 그래서 어쩔 때는 아버지께서 어쩔 때는 어머니께서 동생의 친구가 되어주신다. 나도 이제는 동생과 함께 늙어가는 친구 같다. 나이가 다 다른 가족이라도 의리를 지키며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