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유여행은 정말 힘든 것이다
이전 네 번의 일본 여행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였다. 첫 번째는 대학 때 학회에 참가하려고 왔었다. 이번에 만나는 이 후배는 그때 어학연수로 일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학회 일정이 끝나고 만났었다. 이때 도쿄 시내의 대부분을 관광했다. 두 번째는 동아리 친구와 함께 도깨비 투어의 형식으로 이 후배를 보러 다녀왔다. 세 번째는 신혼 초에 남편과 페리를 타고 밤새 이동해 아침 일찍 일본에 도착하는 후쿠오카 규수 지역 여행이었다. 네 번째는 시아버님 환갑 기념으로 시댁 식구끼리 떠난 오키나와 여행이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갔었는데 혼자 여행을 하려니 걱정이 되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일단 나리타 공항에서 우에노역까지 그리고 역에서 우에노 공원으로 가는 길을 파악해야 했다. 공원에서 후배를 만나기로 해서 만나기 전까지 나만의 여행이다. 얼마나 많은 블로그를 보고 또 봤는지 모르겠다. 천사 같은 블로거들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들을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후배도 처음 혼자 오는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메일로 상세하게 공항에서 가는 법과 간단한 일본어 회화를 알려주었다. 나는 패키지여행도 가는 곳의 정보와 어떤 먹거리와 기념품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우에노 공원까지 가는 방법까지만 알아두었다. 물론 거기서부터 후배를 만나서 후배가 이끄는 데로 가는 거지만 이번에는 조금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길 구경도 마음대로 하고 그냥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먹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구경하고 마음대로 해 볼 생각이었다. 잘 몰라서 조금 헤매어도 배가 조금 고프고 다리 좀 아플 뿐이겠지 라는 마음이었다. 그런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본 글 중 ‘낯선 여행지에서의 선택의 폭은 좁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 안타까움이 더 기억에 남고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을 아닐까?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비는 오지 않았지만 다시 비를 만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 오는 길거리를 마냥 걷기 싫어서 제일 먼저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해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이 우연히 발견한 그 지역 맛집이었다면 난 어느 때보다 행복할 것 같다. 휴대폰 로밍 신청도 하지 않았다. 와이파이 있는 곳에서 집에 연락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일본은 와이파이가 많이 없을 것 같아 약간 불안했다. 하지만 스카이라이너 안에 무료 와이파이가 있었다. 세상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으니 그것 또한 기뻤다. 집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하고 대화 어플을 만든 사람이 위대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전화를 하지 않아도 무선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에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언어가 다른 나라를 여행을 하니 인터넷만이 나를 도와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배낭 하나 매고 인터넷도 없는 곳으로 혼자 떠나는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유여행은 정말 힘든 일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