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달

by 굥이

예쁜 초승달의 밤을 보낸 지 하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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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달이 너무 예쁘네."

퇴근을 하는 딸이 톡으로 보내온 말이다.


엄마의 마음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딸의 말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베란다로 향했는데

이내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가녀린 초승달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어쩜,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어쩜, 동그란 달에서 저런 가녀린 모습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러면서 드는 생각들


'나의 모습도 초승달처럼 또는 보름달처럼 반달처럼

아름다울까, 아름답겠지, 아름다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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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너무나도 잘 챙기는 딸 덕분에

오늘의 생각 주머니는 보름달처럼 이내 풍성해졌다.


그리고 그런 풍성함은 반달을 향한, 초승달을 향한

모습을 기대하면서 비움으로의 한 발을 내딛는다.


내가 좀 더 슬기로웠더라면

내가 좀 더 너그러웠더라면

내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내가 좀 더 세상일에 빠삭했더라면

내가 좀 더 용감했더라면... 등등등


현재의 나의 마음속에 휘몰아치는 무지의 찌꺼기들이

어둠 속에 가려진 달의 모습처럼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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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들이 너무나도 대견스러운 지금

'그래서 나는 현재 행복한 건가'라는 생각이

초승달의 은은한 빛을 받으며 불현듯 피어올랐는데


생각을 해 보면 어쩌면 나는 늘 행복했었는지 모르겠다.

다음의 행복을 위한

불행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마저도


그래

늘 보름달이 아니듯

늘 초승달이 아니듯

나의 삶에도 변화가 계속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변화는 보름달처럼 초승달처럼

늘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겠지.


우리 아이들이 엄마라는 달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한

나는 늘 아름다울 거야.

그럴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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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달을 보면서

행복해할 아이들의 모습을

눈에 수채화처럼 그려봅니다.


by 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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