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달 간 수영장이 공사를 해서 운동을 못했다. 잦은 음주와 야근, 그리고 가끔있는 골프까지 매우 바빴다. 그리고 어느새 12월 다시 수영장이 오픈했고, 아쿠아맨 라이프를 다시 시작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도 많고 몸도 피곤한 상태여서 그런지 입 주변에 포진까지 생겼다 ㅠ
고등학교 때도 안 나던 여드름처럼...
연고를 바르며, '협상과 설득이 중요한 업무인데...
내가 그걸 참 못하고 스트레스도 받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무조건 성공하는 협상'이라는 컨텐츠가 떠서 찬찬히 보게 되었다.
1. 앵커링 효과 : 10억에 집을 팔고 싶으면, 10억이 아니라 더 높은 가격을 불러라. 상대는 그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2. 가격을 부를 때는 '구체적인 숫자'가 좋다. 10억 3천보다 10억 2천 7백5십만원이 훨씬 낫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 구체적인 숫자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3. 끝으로 '왜냐하면(Because)' 이라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라. 사람들이 그 이유를 믿기 때문이다. 복사기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도 "제가 복사기를 먼저 써도 될까요? 왜냐하면 먼저 써야 하니까요." 라고 이야기를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보해준다고 한다.
채 오전 8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위 컨텐츠를 보고 마음에 새기며, 사무실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점심 시간부터 영업을 하는 식당들이 모여있는 한 상가건물을 통과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점심영업을 하는 식당의 사장님들은 대략 9시나 10시쯤부터 그날의 영업 준비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8시 무렵의 식당 안에는 이미 후끈함이 가득했다. 재료를 손질하시는 아주머니, 테이블과 바닥을 청소하는 아저씨 등 식당은 이미 개업준비중이다.
새삼 8시 무렵의 졸림과 나른함을 느꼈던 내가 부끄러워지고 무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직장인으로 사무실에서 일하며 월급을 받는 삶에 큰 불만을 가지면 안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9시 출근-6시 퇴근을 하며 언제부터 업무가 시작인가는 직장인에게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에겐 의미없는 고민인데 말이다) 새삼 2024년이 이렇게 빨리도 지나갔나 싶고, 올 한 해 내가 이룬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
사무실 구석 박스에 모아놨던 예전 다이어리들을 몽땅 버렸다. '다시 찾아볼지도 몰라.' 라는 이유로 버리지 못한 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나의 정도를 차곡차곡 걸어왔고 흔적이 다이어리에 남아있는데, 회사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나의 길을 그렇게 보지 않고 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나는 일종의 Freak 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