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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 습관이 되기 전에...

2025년에 읽은 책들...

by 엠제이유니버스

'내일은 정리해야지. 내일은 꼭 해야지.' 하다 보니 어느새 늦어지고만 있다.

경영/경제서적 중에서도 '돈버는 것' 관련된 책들만 줄창지게 읽으니 삶이 재미가 없다.

말레이시아에 꾸역 꾸역 3권의 두꺼운 책을 가지고 가서 읽고 돌아왔다. 여전히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그렇게 조호바루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날 결심을 했다.


'e-book 리더기를 사야겠다고... ...'


애초에 그럴 거였으면 무겁게 책 3권을 캐리어, 베낭에 안 넣고 왔을 것인데, 무식하게도 그렇게 가방에 잔뜩 넣고 한국에 돌아가려 하니,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피터린치가 쓴 3권의 책이 두꺼운 편이라 들고 읽기 불편해서였을까? 싱가폴 MRT에서 혼자 한국어로 된 책을 읽고 있노라니, 굉장히 이질감이 느껴졌던 기억도 있다. 결론은 잘 모르겠으나, 여튼 다시금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고 그렇게 e-book 리더기를 주문했다.


ONYX라고 하는 업체의 리더기인데, 중국용과 한국수입용이 이름도 다르고 가격도 다르다. 리뷰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다른 점은 중국용은 중국어가 default인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한국의 이북앱(밀리의 서재, yes24 등)이 안 깔려있기 때문에, 한국어 패치를 깔고, 각종 앱도 직접 조작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노고의 대가가 5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북사용자들의 까페를 보니, 중국용을 구입하여 한글버전으로 바꾼 사람들이 꽤 많았고, 조호바루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에 꼼꼼히 그 방법을 다 마스터하고 왔다. 쿠ㅍ은 그렇게 나의 바램을 매우 빠른 배송으로 만족시켜 주었고, 한국에 와서 슈퍼유저들이 알려준 방법으로 한글패치도 설치하고, 필요한 앱들도 다 다운받았다. 가죽 느낌으로 된 마그네틱 커버까지 입은 나의 리더기는 출퇴근길, 주말 등 어디든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내 덩치에는 7인치지만 나의 짧은 손가락을 생각해 6인치를 주문했는데, 역시 잘한 짓이었다.

혼자서도 잘 서있는 리더기 녀석


스마트폰으로 주로 읽던 밀리의 서재의 가장 큰 단점은 '연결'이었다. 책에 집중 좀 할라치면 카톡 알람이 오고, 이메일 알람이 오고, 메신저가 날아와서, 한참을 딴짓을 하다가 다시금 돌아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어디서 집중을 했었더라?'라는 멍한 순간도 여러번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이북의 장점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대비 너무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는 '리더기의 느낌' 같은 게 있다. 글자체도 뭔가 더 이쁘고, 눈도 덜 피로한 느낌이다.


이제 2월이 마무리되어 가는데, 벌써 16권의 책을 읽었다 (피터린치 3권도 포함) 머 조호바루의 3권을 제외하면, 1달 반(약 40일)에 13권이니 평균 3일에 한 권 정도는 읽었다. 평소 잘 보지는 않는 소설도 여러권 읽었고, 마음 수련을 위한 책들도 몇 권 읽었으며, 돈을 벌기 위한 고민을 하는 책들도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예전에는 그렇게 안 읽혀도 눈에 힘을 주고 돈버는 책들만 줄창지게 읽었는데, 지금은 힘이 좀 빠진 것처럼 느껴지느네, 이 책이 재미없으면 다른 책으로 며칠 다녀오고는 한다.

이북 외에 전에 밑줄을 쳐놓고 메모도 했던 책을 다시금 꺼내서 읽기도 했는데, 첨으로 그 책을 읽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다. 몸짱이자 멋쟁이인 배우 차인표가 그렇게 글을 잘 쓰는 줄 처음 알기도 했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분명히) 20대의 나는 밤잠을 설치며 읽었을텐데, 그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기도 했다. 대학교 때 맨 처음 정독했던 '자본론'을 설연휴에 '왜 이렇게 세상은 불공평해지기만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다시금 읽기도 하고, 운명은 정해져있기에 우리는 늘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 그 현재 속에서 미래를 바꾸는 것은 누구도 모른다는 '싯다르타'의 이야기를 읽기도 했다. 우주의 신비에 대해 탐독해보고자 야심차게 삼체1부를 완독했으나, 도저히 2부, 3부까지는 못 가기도 했으며, 내 주식투자의 멘토이자 지금도 많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두 번이나 더 정독하기도 했다.


[25.1월부터 읽은 책들을 짤막하게나마 남겨보고자 한다]

피터린치의 투자이야기, 이기는 투자,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읽고 또 읽고 마음에 새기기

삼체 1부 : 우주와 별에는 난 관심이 크지 않은 걸로

나는 미국 월배당 ETF로 40대에 은퇴한다 : 그래도 난 정년 퇴직하고 싶다

그들의 하루, 인어사냥 : 차인표 형 짱 멋짐

자본론 : 나는 왜 돈을 벌고, 자본가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되새김질

나의 돈키호테 : 대전에 성심당만 있는 건 아니었다.

류 : 대만-중국의 역사에 대한 선배의 이야기를 식사시간에 듣고 순식간에 읽어버림

현금의 재발견 : 현금이 KING 이라는 것이 아니고, 현금을 어디에 재배치할 거냐가 관건이다.

싯다르타 : 아트만(해탈의 경지, 추구하는 극단의 무언가)을 가진 자의 여유롭고 늘 평화로운 마음

가난한 사람들 : 극사실주의, 나는 지금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을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스탠포드 가고 싶어한 적이 있었는데, 백인 우월주의, 인간우월주의 끝

이웃집워런버핏, 숙향의 투자일기 : 투자성과가 떨어지거나 불안할 때 한 번씩 꺼내보는 책


이렇게 마구잡이로 읽기만 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무엇이 남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안 읽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고, 한 책을 3번쯤 읽으니 그 전에 보이지 않았던 문장들도 잘 보이기도 한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말지어다.' -이에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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