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잘하는가는 별 상관이 없다.
정말 바쁘고 정신없는 2025년이었나보다. 연말에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송년회도 모두 2026년으로 미루거나 스킵했다. 12월에는 그 좋아하는 수영장도 딱 세 번 밖에 못 갔다. 정신없이 바쁘기만 했고 몇 년만에 독한 감기를 걸리기도 했다. 몹시 추운 어느날, 명동까지 걸어가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관광객마냥 멋진 영상을 본 것이 가장 큰 일탈이었다. 그렇게 붉은 말의 해가 시작되었다.
2026년 1월 2일, 회사는 시무식을 했고 차분하면서도 활기찬 한 해 시작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일이 실타래처럼 꼬여 있어서 그런지 나에게는 그런 감흥이 별로 크지 않았지만 말이다. 점심 전에 메일이 왔다.
'대학원 합격발표했으니, 확인하세요.' 라고.. 다행히 합격이었다.
회사의 반대(?)를 무릎쓰고 시작하겠다고 한 박사과정이었는데, 다행히 12월에 발표했던 학교를 포함해서 두 군데 모두 합격했다. 회사 동료 중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걷게 된다는 부담감도 있고, 가뜩이나 일이 많아졌는데 학업과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친절하게 회사에서 입학금, 등록금도 다 내주고, 열심히 공부해보라는 기회니 그저 열심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
나보다 먼저 (자비로) 회사를 다니며 박사학위를 취득한 선배 두 명과 저녁을 했다. 공통된 반응은 '힘은 들지만, 막상 시작하게 되면 할 만 하고, 하고 나니 그래도 박사학위가 하나 남더라.' 라는 것.
어쨌든 내가 원해서 시작한 것이니, 시간을 쪼개고 노는 시간을 줄여가며 뭐라도 해봐야지 싶다. 시작하다 보면 뭘 더 하고 싶고, 얻고 싶은지도 느낄 것 같고, 암튼 그렇다 !
26년 To-Do List 를 잘 정비해봐야겠다.
여김없이 7월 인사철이다. 작년 겨울, 해외로 이동하려던 계획은 보기좋게 한 방 맞았고... 봄에는 내년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할 기회를 다행히 얻었다. 그리고 7월 인사철을 맞이한다. 승진, 팀장인사 등 분주하게 이루어질 7월 정기인사다. 찜해놨던 팀의 팀장으로는 못 갈 확률이 99.9% 정도 될 거 같고, 부장 승진은 택도 없어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은 다른 애들은 회사 윗분들하고 술도 마시고 골프도 치고 엄청 들이대는데, 넌 왜 안 그러니? 라고들 한다. 작년 겨울의 충격 때문인가? 나는 회사 사람들에게 기대가 없어졌거니와 굳이 그런 노력을 회사에 들여서 얻는 게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근본적으로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