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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엠제이유니버스
Sep 28. 2022
시력이 어떻게 되나요?
도수있는 물안경을 찾아서...
처음 수영을 배우던 시절의 물안경은 도수가 없는 말 그대로 물안경이었다.
하지만 나의 시력은 '고.도.근.시.'
초등학교 시절부터 안경을 끼고 살았기에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안경, 나의 소중한 안경을 내일 아침 가장 손이 잘 닿을만한 곳에 잘 올려두는 것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 역시 그 소중한 안경을 살포시 꺼내 끼는 일이다.
안경을 끼지 않으면 온갖 인상을 찌뿌리고 실눈을 뜨고 보는 노력을 해야 겨우 겨우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래서 처음 수영을 가르쳐주신 강사 선생님을 체육관 바깥에서 (안경을 끼고) 만났는데 못 알아봐서 당황한 적도 있다.
"엠제이 회원님, 안녕하세요."
"아.....네네..안녕...하세요." (근데 누구신데 내 이름까지 알지?)
이제는 직장인이라 지갑에 현금도 좀 있어서 그런지 다시금 수영을 배울 때는...
도수가 있는, 그래서 앞이 잘 보이는 물안경을 끼고 싶었다.
수영 까페도 검색하고, 아마존도 마구 마구 검색했다.
먼 곳을 잘 보는 근시가 'nearsight' 라는 것도 도수물안경이 'optical swim goggles'라는 것도 배웠다.
2주 정도 시간이 걸려 배송된 '도수있는 물안경'을 낀 내 모습은 퍽 낯설었다.
그동안 수영장에 갈 때는 늘 앞이 뿌옇게 잘 안 보이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도 신기했다.
더욱 놀란 것은 물 속에서였다.
그동안은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늘 터널을 헤엄쳐 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물에 겁을 먹어서인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도수가 있는 물안경을 끼고 수영을 하니 물 속이 또렷할 뿐 아니라 주변도 매우 선명하게 잘 보였다.
'아 이런 느낌이구나. 눈이 잘 보이니 겁도 덜 나고 몸도 가벼워지네.'
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강습시간 내내 물안경을 늘 끼고 있는 내 모습도 생각해보니 우스꽝스러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영모에 물안경을 걸치고 준비운동을 하는데,
나는 수영장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물안경을 늘 끼고 있다.
눈이 잘 안 보이면 잘 들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바깥 세상에서는 두가지 안경을 낀다. 일상생활용 vs 운전용.
언제부터인지 회사에서 몇 개의 모니터를 앞에 두고 일을 하고 나면,
눈이 침침하고 건조해지고 힘들었다. 안과에 갔다 -.-
"음... 고도근시인데 지금 노안이 오는 것인지 근시가 좀 좋아지고 있네요.
지금 안경이 너무 도수가 높아서 건조하고 힘들거예요."
"근시가 좋아진다구요?"
"네 도수를 낮춰서 새로운 안경을 한 번 착용해보세요."
그래서... 도수를 낮춘, 그래서 안경알도 얇아져서 뭔가 지적인 회사원같은
그런 안경을 하나 맞췄다. 확실히 눈의 피로는 떨어졌다.
하지만, 안경사 선생님은 도수가 낮은 새로운 안경을 주며 당부했다.
"꼭... 운전할 때는 원래 끼던 도수높은 안경을 착용하세요.
도수가 낮은 안경이라 시야가 좁고 반응속도가 늦을 거예요."
실제로 그랬다. 일상생활용 안경을 낀 상태로 깜박하고 몇 번 동네에서
운전한 적이 있다. 옆차선의 차들과의 거리감이나 속도가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다.
바깥은 일상용, 안쪽은 운전용 안경
이제 생활에서 작은 루틴이 하나 더 생겼다. 어딜 가던지 백팩에 안경 케이스를
챙겨 다닌다. 운전 전에는 꼭 운전용 안경인지 확인도 한다. 번거롭긴 하지만
도수가 있는 물안경처럼 눈이 편해지고, 삶이 좋아지기 위해 감수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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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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