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양이 Dec 22. 2023

폭력에 관한 세비야 선언

1986년 11월 16일, 제25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폭력에 관한 세비야 선언』이 채택되었다. 세비야 선언은 인류학, 심리학, 정치학, 철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 20명이 모여 전쟁과 폭력성이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외침이었다. 요약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The Seville Statement


인간의 가장 위험하고 파괴적인 행위인 폭력과 전쟁에 대해 각 학문분야에서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믿는다.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수의 근거 없는 생물학적 연구결과들이 이 시대의 비관주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잘못된 진술에 대한 공개적이고 사려 깊은 거부가 '세계평화의 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의견을 밝힌다.


명제 1

우리가 동물 조상으로부터 전쟁을 일으키는 경향을 유전받았다고 말하는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 비록 동물 종 전체에서 싸움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종 내부의 조직된 집단 간의 파괴적 싸움은 자연 종 중에 단지 약간의 사례에서만 보고된다. 다른 종을 식량으로 삼는 정상적인 포식행위는 종 내부의 폭력과 동일시될 수 없다. 전쟁은 인간에게 독특한 현상이며, 다른 동물에게는 발생하지 않는다.


명제 2 

 전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본적으로 변해왔다는 사실은, 전쟁이 문화의 산물임을 나타낸다. 생물학적으로 전쟁은 집단 간의 갈등, 기술, 도구와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가능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수세기 동안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문화가 있고, 어떤 때는 전쟁에 자주 참여하고 다른 때는 그렇지 않았던 문화도 있다.


명제 3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공격적 행위가 자연선택되어 왔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 '지배'는 사회적 유대와 소속을 포함한다. 비록 지배가 공격적 행위를 포함하지만, 단지 우세한 물리력의 소유나 사용 문제만은 아니다. 


명제 4

인간이 '폭력적 두뇌'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 우리는 폭력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신경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명제 5

 전쟁이 '본능'이나 다른 어떤 단일한 동기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


결론

 우리는 생물학이 인류에게 전쟁을 운명 지어 주지 않으며, 생물학적 비관주의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세계평화의 해'와 이후 시대에 필요한 변화를 수행하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결론짓는다. '전쟁이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한다면, 평화 역시 우리의 마음에서 시작한다. 


전쟁을 창안한 바로 그 종이 평화도 고안할 수 있다. 그 책임은 우리 각자에 있다.


이전 17화 엘리베이터 안에서 벌어지는 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