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된다는 건.
2021.7.28
운동 4주 3일 차
어제보다 더 긴 거리를 달렸고 평균속도는 빨라졌다. 하지만 상쾌한 기록과 달리 이상하게 몸과 마음이 무거운 날이다.
몸이 무거운 이유는 아마 한 달에 한번 대자연이 곧 시작될 예정이기도 하고 새롭게 연습하고 있는 달리기 자세에 적응 중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추측해 본다.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고 허리통증이 시작되었다. 허리통증은 잘못된 달리기 자세 때문에 생기는 거라는 조언을 들었다. 발을 디딜 때 새끼발가락 쪽이 먼저 닿게 해서 발의 아치가 받는 힘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어제 그 조언을 처음으로 실천해 보았다. 신기하게도 허리통증이 덜 했다. 그런데 오늘은 발을 바깥쪽에 힘줘서 딛다 보니 바깥쪽으로 꺾이는 발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발목부터 시작한 통증이 종아리, 허벅지까지 올라왔다. 예전의 나 같으면 미련하게 다 참고 뛰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쉴 때 쉬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상태이다. 달리다가 아프면 걷고 또 달리다가 아프면 걸으면서 조절했다. 그랬는데도 어제보다 평균속도가 빠르다니 정말 뿌듯하다. 그동안 운동 끝나고 나면 씻고 쉬기 바빴는데 오늘은 스트레칭도 하고 마사지도 했다. 내일은 허리도, 발목도, 종아리도, 허벅지도 좀 나아지기를...
상쾌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오늘의 나이키 런 가이드 때문이다. 오늘 선택한 나이키 런 가이드는 Athlete Stories라는 섹션 중에 하나다. 운동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이드일 거라는 예측과 함께 A Run With Sandy라는 가이드를 택했다. Sandy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41분이라는 가이드 길이가 마음에 들었다. Every run is a celebration(모든 달리기는 축제이다)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가이드는 Sandy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첫인상, 커리어를 시작하고 암투병을 했던 이야기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인터뷰였다. Sandy라는 사람이 나와서 동기부여 연설을 하는 가이드를 기대했는데 암투병을 하다 삶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로 가이드가 마무리되니 마음이 무겁다.
Sandy Bodecker는 나이키에서 일했었고 나이키 축구, 스케이드보드, 유니폼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에 대해 사람들은 He was really fit. He couldn't have been nicer person. He was always a unique individual. He was a selfless leader.(그는 정말 건강했어요. 좋은 사람이었고, 유일무이한 사람이었어요. 희생할 줄 아는 리더였어요)라고 묘사한다. 암으로 삶을 마감하고 나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fit(건강함)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인상 깊었다. 그동안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싶었나 생각하면서 '건강한 사람'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 분야도 욕심나기 시작했다. Sandy라는 사람이 주는 교훈에 대해 The lesson Sandy left is to truly live while you are alive. (샌디가 가르쳐 준 교훈들은 당신이 정말 살아있는 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라며 진정한 삶을 살 것으로 마무리되는 가이드이다.
사실 오늘 운동을 하며 어제보다 더 먼 거리를 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싶다는 욕심을 부렸다. 그리고 욕심을 부리니까 운동이 즐겁지 않았다. 즐겁고 건강해지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고 기록과 성과에 매달리지 않고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삶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나 스스로한테 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나 스스로한테 말이다. 이제는 운동할 때만이라도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 Take care of yourself and your health, you can inspire other people just like Sandy.(스스로와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세요. 당신도 샌디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요)라는 가이드에 따라 변화하고 싶다. 기록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나 스스로의 건강 자체에 신경 쓰고 즐기는 달리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