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더 잘 하기 위한 '이외의 것'

달리기 이외 환경에 대해 생각하기

by 루테씨

2021.8.3

운동 5주 차 2일째


어제 야근의 여파로 분노의 질주를 하고 싶은 날이다. 스트레스 타파를 목표로 힘차게 집을 나섰다. 스트레스를 땀에다 녹여서 빼버리겠다는 다짐을 하며 공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나를 맞이한 하늘이 너무 예뻤다. 왼쪽, 오른쪽 다 예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덧 달리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하늘 사진만 29장을 찍었다.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예뻐서 운동 시작하기도 전에 스트레스가 풀려버렸다. 이렇게 예쁜 하늘을 한 시간이나 보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니, 분노의 질주가 아니라 행복의 질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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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마구 달리고 싶었던 날이기에 어제와 동일한 4 Mile Head Starts 가이드를 선택했다. 어제 한 번 들었으니, 물 흐르듯 들을 생각이었지만 역시나 나이키 런 가이드는 다시 들어도 유익한 내용이 가득했다. 어제는 다른 내용들이 내 귀에 들어왔다.

새롭게 들린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You don't need to be perfect to be beautiful or extraordinary. 아름답거나 특별하기 위해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말. 외국생활을 하거나 외국인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예전에 외국인 사진작가의 피사체가 되어 모델로써 작업을 할 때에도 Beauty of imperfections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한국을 사랑하지만 '완벽한 미'에 집착하며 스스로 자존감을 깎아내리게 되는 환경은 안타깝다. 현재 노력의 자체가 아름답다는 걸 잊지 말자!

It takes more than running to get better at running. 달리기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달리기 이외의 것들이 필요하다. 이 말을 듣고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외의 것'은 근력운동, 달리기에 대한 공부 등이었다. 그런데 가이드에서 설명하는 '이외의 것'들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가이드에서는 잠을 잘 자는 것을 시작으로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것, 많이 웃는 것, 함께 달릴 수 있는 사람들, 달리기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그 '이외의 것'들로 이야기한다. 설명하고 나서 What can you do to get better at running that doesn't involve running?(당신이 달리기를 더 잘 하기 위해 달리기 이외에 노력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체중감량을 통해 무릎과 발목, 허리에 부담을 덜 주는 것, 아이에게 엄마가 아침마다 운동을 하니 아침에 눈 떠서 엄마가 없어도 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Coaching is not about following the plan. It's about adjusting to the plan. 코칭이란 세워놓은 계획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계획을 조절하는 것이라는 내용. 여기서 코칭이란 셀프코칭을 포함한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직장, 교통체증, 부상, 연인과의 다툼, 수면 부족 등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에 따라 계획을 조절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나는 지금까지 일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계획을 따르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더 오랜 기간 달리기를 즐기기 위해서 가끔은 조절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나이키 런 가이드가 정말 좋은 것은 지루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유익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내용은 없지만 재미있는 대화들이 나와서 웃음도 준다. 예를 들어 오늘은 중간에 달리기를 시작해 줘서 고맙고, 시작 버튼을 눌러줘서 고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어서 시작버튼을 눌러주지 않았으면 코치의 목소리가 그 오디오에 평생 갇혀있을 거라며 Thank you for setting my voice free by pressing the start. 시작버튼을 누름으로써 목소리를 자유롭게 풀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마치 알라딘의 지니인 듯...?! 그러고 나서는 그 말이 과장됨을 깨달은 코치는 Daniel이라는 인물에게 편집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Daniel은 편집해야 하는 이유로 코치의 목소리가 안 좋아서? 혹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라며 편집을 고. 려. 해보겠다고 한다. 결국 편집되지 않고 가이드에 실렸지만!

집에 오니 7시 50분. 아들님이 "엄마~"하고 달려 나왔다. 7시에 깨서 엄마 없다고 울었다고 한다. 엄마 운동하러 나갔다고 하니 바로 그쳤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약 한 시간 동안 혼자 아이를 케어해 준 오빠가 참 고마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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