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운동 한 달간의 변화

공원 2바퀴에서 30바퀴까지 성장하다

by 루테씨

2021.8.4

운동 5주 차 3일 차. 운동 30일 차.


아침에는 유산소 운동, 저녁에는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어제 저녁의 근력 운동은 팔 굽혀 펴기를 에베레스트 세트로 했다. 13를 최고 목표로 10개, 11개, 12개, 13개, 12개, 11개, 10개의 순서대로 한 세트씩 하는 건데 아직 운동 초보인 나는 1개도 제대로 못 한다. 무릎을 붙이고도 5개 넘어가면 바들바들 팔이 떨리기 시작한다. 어제의 근력운동을 특별하게 기록하는 이유는 힘들었지만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팔 굽혀 펴기는 온전히 팔의 힘으로만 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제 처음으로, 등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등에 힘이 들어가서 오빠한테 물어보니 그게 맞다고 한다. 오빠가 예전에 헬스를 제대로 했었어서 많이 알고 있는데, 이럴 때 또 큰 힘이 된다. 어제의 근력운동이 행복했던 이유 또 하나는 오빠와 운동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한 세트씩 번갈아가면서 팔굽혀펴기를 했다. TMI이긴 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남성상이 어깨가 넓은 남자이다. 오빠의 어깨가 넓은 줄 알고는 있었는데 어제 운동하고 펌핑되어서 울끈불끈 하는 오빠를 보니 섹시한 남성미가 느껴졌다. 두근두근! 세트 사이에 아들이랑 막 신나게 노는데 섹시한데 가정적이기까지 한 오빠를 보니 다시 한 번 결혼하기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랑 오빠가 팔 굽혀 펴기 하니까 4살짜리 아들이 옆에서 비슷하게 자세 잡고 엎드려서 버티면서 "엄청 세지~?!" 하는데 정말 흐뭇했다. 오빠랑 아들이랑 함께하는 운동이라니,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이렇게 운동이 재미있는 거였나?!


이제 오늘의 달리기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오늘 달리기의 목표는 Slow & Steady. 느리고 꾸준하게 오래 달려보기로 정했다. 나이키런 가이드도 월, 화요일에 들은 것과 동일한 가이드로 선택했다. 정말 큰 감정변화와 생각 없이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에만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가이드 내용과 속도 그 무엇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신기하게도 해냈다! 자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신기할 만큼 달렸다. 진심으로 알고 있는 모든 감탄사를 다 내뱉고 싶을 만큼이나 꾸준히 달렸다. 자그마치 공원 30바퀴를 달렸다! 4마일 가이드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안 멈추고 달렸다! 비록 정말 정말 느린 속도였지만 말이다. 7월 5일 처음 달리기 운동을 시작할 때 공원 2바퀴 달리고 힘들어서 걸어야만 했던 내가 10바퀴도 아니고 20바퀴도 아니고 30바퀴를 멈추지 않고 달렸다. 30바퀴 달리고 조금 걸었다가 다시 마무리로 조금 더 2~3바퀴 달리려고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 30바퀴 한 세트와 걷기로 오늘 운동 끝. 나이키 런 메달도 5개나 받았다. 최장시간, 최장거리 기록도 세웠다!


06.PNG
03.PNG
05.PNG
04.PNG
02.PNG
01.PNG


15바퀴 넘어서부터는 거의 정신력으로 버텼다. 그냥 그저 '멈추지만 말자'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20바퀴 넘어서부터는 진짜 숨을 쉬기 위해 "흐아, 허어, 으악"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내 귀에는 에어팟이 꽂혀 있었고 아무 곳도 안 쳐다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다른 분들이 봤을 때 나의 모습이 엄청 웃겼을 것이다. 25바퀴 넘어서부터는 진짜 "으악! 조금만 더! 한 바퀴만! 달리자!" 이러면서 혼자 소리 내서 말해야 버틸 수 있었다. 30바퀴 달리는 데 걸린 시간은 약 45분. 그 시간 동안 혼자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사람인 마냥 드라마 한 편 찍은 느낌이었다. 이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하니까 조금, 아니 많이... 웃기다.


뿌듯한 것도 있지만, 정말 몸 교정의 필요성과 달리기 자세의 중요성도 느꼈다. 내 몸은 상체는 왼쪽, 하체는 오른쪽이 올라가 있는 완전 불균형 상태이다. 예전에 헬스장에서 PT 받을 때 몸이 불균형해서 운동을 해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이어트나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보다 교정이 더 필요할 거란 말을 들었고 마사지받으러 가면 항상 몸이 심각하게 틀어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큰 지장이 없기에 딱히 치료를 받을 생각은 안 하고 집에서 교정 운동만 했었다. 요새 교정운동도 안 하고 불균형에 대해 잊고 있었는데 달리기를 하며 오랜 시간 동안 한 자세로 있다 보니 다시 교정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달리기를 할 때 발의 안쪽보다 바깥쪽(새끼발가락 쪽)이 먼저 닿게 하는 것이 무게를 덜 받는다고 배웠다. 그래야 허리도 안 아프고 다리에도 무리가 덜 간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세에 신경 쓰고 달렸다. 그런데 15바퀴 즈음 정신줄을 놓고 자세를 신경 쓰지 못했다.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역시나 25바퀴즈음 발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냥 많이 달려서 그러려니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물집이 생겼다. 그것도 발 안쪽에만! 내가 그만큼 발의 안쪽이 먼저 땅에 닿고 힘을 받게 달렸다는 뜻이다.


오래 달리는 것도, 빨리 달리는 것도 좋지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달리기를 더 잘 하기 위한 '이외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