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벌 마주하기
2021.8.9
운동 6주 차 1일째
내 생일이 있던 주말 동안 생일파티를 핑계 삼아 몽땅 먹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을 녹여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야심 차게 운동을 시작한 날이다. 이제 아침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주말 파티의 여파로 무거워진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번 주 금요일에 들었던 Fear Less 5K 가이드에 영향을 받아서 그동안 두려움 때문에 미뤄뒀던 Intervals(인터벌) 가이드를 선택했다. Intervals 가이드는 인터벌 운동 사이의 시간이 운동시간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 그동안 일부러 외면했는데, 더 이상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나이키 런 가이드 순서 상 두 번째 인터벌 가이드 Next Speed Run과 함께 달렸다. 처음 5분은 웜 업을 하고 가이드를 멈추고 스트레칭의 시간이 주어진다. 스트레칭 후에 시속 5km로 1분 동안 달리고 1분 휴식, 시속 10km로 2분 달리고 1분 휴식, 다시 시속 5km로 1분 달리고 1분 휴식이 이어진다. 정확한 시속은 모르겠지만 첫 번째 인터벌과 다르게 살짝 빠르게 달렸다가 느리게 달림을 반복하면서 속도를 스스로 조절해 보았다.
그리고 45초 동안 mile pace로 달리기가 나온다. Mile pace가 어느 정도 빠르기인지 정확히는 설명하지 않지만 Run Fun!이라고 이야기한다. 신나는 정도의 달리기라니, 정말 신나게 달렸다. 45초 정도는 달릴 수 있겠더라. Find the pace that is fast and fun. 이라며 빠르고 신나는 속도를 찾으라고 나온다. 신나게 달리라니, 한국어 가이드에는 어떻게 설명되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이어서 시속 10km로 2분, 5km로 1분, mile pace로 45초 달리기를 하게 된다. 가이드 속 응원의 멘트가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Stay strong, stay fast, stay badass!"
(강하게, 빠르게, 나쁜 X처럼!)
그러고 나서 30초 동안 Celebration pace로 달리라는 가이드가 나온다. 축하하는 속도라니, 영어의 표현은 정말 재미있다. 축하하는 속도에 대한 설명으로 You at your best! 라며 전력질주라고 이야기해 준다. 축하하는 속도라니, 상황에 맞춰 의역하자면 전력질주하세요, 혹은 최대한 빨리 달리세요,라는 뜻일 텐데 그렇게 들으면 왜인지 굉장히 힘들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축하하는 속도라니, 마치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기분으로 시원하게 달렸다. 그동안 가이드를 들으면서 한국어 가이드에는 어떻게 묘사되어 있을지 궁금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30초의 '축하속도 달리기'가 끝나면 15초 동안 마음대로(The pace is up to you.) 달리라는 가이드와 함께 인터벌이 끝난다. 마지막 15초를 달리는 동안 The last one is yours, Keep rolling superstar!(마지막은 당신 거예요, 슈퍼스타여 계속 즐기세요!)라는 위트 있는 응원도 큰 힘이 된다.
역시나 인터벌... 총가이드는 25분이라고 쓰여있었다. 하지만 가이드에 따라 운동을 마치면 달리기를 한 시간은 15분이라고 기록된다. 첫 번째 인터벌가이드와 함께 달릴 때 배웠 듯, 인터벌 사이의 시간은 카운트되지 않는 것이다. 오늘 하루 총운동을 기록하는 나이키 앱 상 1시간의 운동을 했다고 기록이 되었으니 결론적으로 오늘 나의 총 운동시간은 약 1시간인 셈이다.
두려움으로 미뤄뒀던 인터벌 가이드 하나 해냈다.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첫 번째 인터벌가이드를 들었을 때보다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재미있었다. 내일 비 예보가 있다. 아침에 운동하는 시간에는 안 오면 좋겠다. 아직 해치워야 할 인터벌 가이드가 하나 더 남아있고, 지금은 왜인지 인터벌운동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두려웠던 존재가 즐거워진다는 것은 참 신기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