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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석 Oct 16. 2015

주먹왕 랄프 - I`m gonna wreckt it!

삶의 변화는 작은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주먹왕 랄프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에 개봉한 적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더빙판만 있어서인지 그다지 흥행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이 영화를 보니 아이들보다는 어른들 용으로 개봉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결론 부터 말하면 랄프라는 주인공을 보며 '용기'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의 작은 용기가 어떻게 그의 삶과 주변의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후의 내용은 스포가 있을수도 있으므로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볼 예정인 분들은 알아서 피해주세요^^



랄프는 숲속 통나무에서 살았습니다.

매일 자연을 벗삼아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죠.


하지만 어느 날 사람들이 그가 잠든 사이에 불도저로 그의 숲을 밀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위에 호텔을 짓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랄프는 자신의 집이 없어진 것을 알고 분노합니다.

그리고 "다 부서버릴꺼야!" 라고 하며 호텔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이때, 뭐든지 고칠 수 있는 황금망치를 들고 나타난 정의의 사도 '다고쳐 펠릭스'!


호텔을 부수고 사람들을 내쫓는 랄프로부터 펠릭스를 조종해서 호텔을 고치고 랄프를 쫓아내세요!


이것이 영화속 게임 '다고쳐 펠릭스'의 인트로 입니다.


이야기는 랄프의 고백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분노한 랄프가 호텔을 부수고 사람들을 집어 던질때,

다고쳐 펠릭스가 등장합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무엇이든 고칠 수 있는 황금 망치!! 오늘날은 금수저 인가요? ㅎㅎ



저 황금망치로 랄프가 부수고 있는 호텔을 고칩니다.

게이머는 펠릭스를 조종해서 호텔을 계속 고쳐나가면서 결국 옥상까지 올라가면 스테이지는 끝납니다.


저 시무룩한 랄프의 표정. 그리고 승리감에 취한 펠릭스의 표정.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이 선물해준 파이와 승리의 메달!

그리고 랄프에게 남은 일은....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던져지고(왜 처음부터 합심해서 랄프를 막지 않았을까?)

진흙 바닥에 던져집니다...


무려 30년동안 이 일을 합니다.

30년간 랄프는 집을 빼앗기고 호텔을 부수다가 펠릭스가 나타나 호텔을 구해주고

랄프는 진흙탕에 쳐박히는 것. 이것을 30년이나 해온 것입니다




 

매번 게임이 끝나고 밤이 되어 잠들 때, 랄프는 홀로 게임화면에 나오지 않는 구석에서 잠이 듭니다.


그가 잠들 때 보는 광경은 펠릭스와 호텔 사람들이 서로 음식을 나누고 펠릭스는 오늘도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벽에 걸어놓는 것입니다. 랄프는 그것을 부럽게 바라봅니다.


어쩌다 이렇게 역할이 나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들이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랄프는 마음속으로 누구에게도 말못할 생각을 품습니다.

'나도 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파이도 먹고 메달을 갖고 싶다'


하지만 게임의 역할은 누구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때 랄프는 첫번째 작은 용기를 냅니다.

바로 게임속 악당들의 모임에 참여해 고충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것이 랄프가 시도했던 첫번째 용기이자 행동이었습니다.

여기서 다양한(?) 악당들이 자신이 어떻게 그런 고민을 이겨내고 있는지 고백을 합니다.


장기에프의 경우는

'넌 나쁜놈이지만 그게 진짜 '나쁜'놈이라는 말은 아니잖아?'

라고 생각합니다. 



미안, 사실 잘 못알아 듣겠어.

하지만 랄프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옆에 있던 좀비가 말합니다.

"너 자신을 사랑해야해"


하지만 이것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실 이해하지 못한것이 아니라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 더 옳은것 같습니다.



서점에가면 삶의 진리, 즐겁게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적은 책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매번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제목과 내용들만 조금씩 달라진 채로 꾸준히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몰라서 행복해 지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이 내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만큼 간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책에서 말한대로 실행할 만한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랄프에게도 사실은 이 모임은 몇년전부터 주변에서 나와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나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와서 말해야할 간절함도, 용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이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랄프는 이 모임에 나왔습니다.

이 모임에 나와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더이상 악당역을 하기 싫어"

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너무 당황해서 불을 뱉는 쿠파왕 ㅎㅎ

악당들은 당황합니다.

사실 랄프는 여기서 다른 악당들에게 응원을 얻고 싶었습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자신을 이해해 주고 힘을 주리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반응은 냉정합니다.


너와 네 게임이 편하려면 너의 역할을 인정해야해.

"네가 인정하기 싫겠지만, 너의 역할은 절대 바꿀 수 없어"

"잊어버려. 우린 우리가 누군지 바꿀 수 없어. 곧 알게 될거야"


결국 랄프는 주변의 만류에 아무말도 하지 못합니다.



용기를 내어도 현실의 벽 앞에 부딪힙니다.

살면서 이런 일을 많이 겪고 있지 않나요?


가슴 떨리는 일을 하고 싶을 때,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을 때,

갑자기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


주변에서 자칭 '전문가'들이 수많은 조언을 해줍니다.

하지만 결론은 지금의 상태를 인정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최고라고 합니다.



결국 랄프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채로 모임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 합니다.


난 나빠. 그건 괜찮아.

난 절대 착해지지 않아.

그래도 그게 나쁜건 아니야.

난 나말고는 그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아.


사실 이 영화의 주제는 이 말 안에 다 나와 있습니다.

절대 저것이 틀린말이 아닙니다.

이미 랄프에게는 삶의 정답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랄프에게 저것을 알려주었고 랄프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랄프는 저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은 열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랄프에게는 좀 더 많은 용기와 모험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도 모험과 용기가 필요한 이유는 

삶의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되기 위해서 입니다.


서점에 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을 담은 책들이 넘쳐나고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르칩니다.(다른 종교는 제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가 없네요^^;)

주변에 성공한 지인들과 대화를 하면 그들이 어떻게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 말해줍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따르기엔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지금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의 벽과 나만이 가지고 있는 상황들 때문에 함부로 실행하지 못합니다.


이미 머리로는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가슴은 너무나 차갑습니다.

몸은 점점 굳어가고 시간의 흐름앞에 점점 더 용기를 잃어갑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행동만 하던 20대의 젊은 날을 그리워 하는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삶의 변화는 의외로 작은 용기로 시작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평소의 패턴과는 다른 출근/등교길 만으로도 보이는 것들,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집니다.

그것때문에 헤매거나 원치않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내가 커버할 수 있는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랄프는 포기하지 않고 두번째 작은 용기를 냅니다.


이것은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을 보고 놀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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