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OMENT

5월

by 박규규

결핍에서 대안을 찾고 싶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나를 둘러싼 이들에게서 시작되는 작은 변화는 결국 나에게도 닿는다. 각자의 내면 속에서 가라앉아 있던 무언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게 느껴진다. 한번 바닥을 짚었던 무언가들은 다시 떠오를 때 연대하여 서로를 단단히 붙드는, 지탱하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의 가라앉는 고통은 나 하나로 족하다, 생각하는 걸까. 서로를 붙잡는 팔은 곧고 확신에 찼다. 무엇을 느꼈을까. 견고하게 응고되어 세워지는 뭉치들이 아름답다. 그러니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넓고 얇게 퍼진 내 몸둥이는 일어나 볼까하다 그저 뒤척임뿐 다시 눕는다. 가장 가까이할 때 가장 큰 실수가 발생한다. 그 파장으로 둥실 밀려난 거리에서 나는 아직 누워있다.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아니지. 아직은 아직이지.뭉그적뭉그적 자세를 돌아 누워 하늘을 본다. 하늘에서 손이 내리는 날에 내가 일어날 거야. 폭우처럼 쏟아지는 손을 일일이 다 꼭 안으며 일어날 테야.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생각하며 일어날 생각을 한다. 나는 무서운 걸지도 몰라. 한순간 무너져 버릴 뭉치들이 무서운 걸지도 몰라.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아니지. 지금은 지금이지.


공중에서 춤을 추는 말은 설명할 게 이다지 많은지. 갈라진 참회를 저 멀리 보내겠단 의식인건지. 흩뿌려진 눈가의 물기는 그를 잃은 우리의 인사지. 끈기를 잃은 접착식 메모지는 용케 아직 당신 팔에. 눅눅한 습도는 늘 불쾌해. 절어버린 말과 짓이긴 소리는 왜 늘 버석버석할까. 나를 보내 줘. 포장 과자를 까는 소리가 신경 쓰여 먹지 않는다는 사람아. 졸음이 올 땐 함께 옥상으로 가자. 손으로 하는 춤이 이런 거야. 굶어야 속이 편하다는 당신과의 일탈. 판단 없는 자기성찰을 경계해. 사랑으로 악을 이기는 세상은 다시 올리 없다는 사람아. 미련한 방식으로 타인을 보듬지는 말자. 원치 않는 위로는 폭력일까. 찰나의 순간에 우린 미친 말을 반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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