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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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규규

새로운 만남에서 권태를 발견하는 나날. 새로움과 권태라니. 두 단어가 하나로 만날 수 있다는 게 생경하면서도 낯익은 모순을 체감하며 보낸 시간. 권태없는 새로움이 신기루처럼 느껴지던 며칠 전. 새로움과 만족 가득한 만남을 발견했다. 적당한 우연과 적절한 필연이 가져온 시작.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 위풍당당한 배움과 적절히 드러내는 지식과 배려. 황인찬을 싫어하고 타인에게 증명받지 않아도 괜찮은 삶. 모르는 이야기를 칭송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 위트와 시니컬의 적당한 배합. 오랜만에 작아지는 기분. 극명히 다름을 볼 때 느껴지는 불편한 두려움. 그런데 이상하게 피어나는 동경. 대화의 섞임이 서로 다른 평행을 뚜벅뚜벅 걷는 기분. 사이사이 마주하는 교집합 마다 차곡 쌓이는 친밀감. 결국 쓰는 자와 다듬는 자였으나. 함께 걸어 가는 게 가능도 하겠다 서로 판단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줄 수 있다 말하는 내게 같이 늙어가는 나무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그의 열정에 내가 탄복하고 내가 던진 사소한 진심이 그를 만졌다. 쏟아지는 세계에 동공이 작아졌다. 내 작은 세계를 아름답다 도닥이는 손길에 내 우물에 금이 갔다. 틈으로 보이는 우물 밖은 더 크고 위대했다. 그후 며칠 간 그 만남을 생각했다. 권태를 잊은 즐거움. 기약 없는 다음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다시 우연을 빙자한 필연적 만남이 있을 것 같다. 기대되는 만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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