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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단단 Oct 08. 2022

커리어 포트폴리오, 이렇게 만들어 보세요

커리어는 Path가 아닌, Jungle Gym이다

나는 링크드인에서 커리어 계의 현인, 두 분을 팔로우하고 있다. Grepp의 CTO 한기용 님과 KT 부사장 신수정 님이다. 최근 두 분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아티클을 공유하며 언급한 개념이 있다. 바로 Career Portfolio다. 이 개념은 작년에 HBR에서 쓰인 "Why you should build a Career Portfolio"라는 아티클에서 소개됐었다.

https://hbr.org/2021/10/why-you-should-build-a-career-portfolio-not-a-career-path


| Career Portfolio란


기존에는 한 도메인에서 자신의 커리어 방향을 잘 조준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를 커리어패스라고 불렀다. 하지만 요즘엔 사회 변화는 점점 다이내믹해지고,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수명은 오히려 길어지고 있어 다른 접근법이 필요해지고 있다. 지금의 커리어는 위로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도 이동하며, 가끔 뒤로도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종의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며, 후퇴인 줄 알았던 경험이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커리어를 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커리어 포트폴리오다.


아티클에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간단한데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경력을 마인드맵을 만들듯 그려보는 거다. 하지만 일과 관련된 경력만 쓰는 것이 아니라, 취미나 색다른 활동과 경험까지 포함해서 자신만의 맵을 만들어보는 것이 포인트다.

Career Portfolio Map by April Rinne

신수정 님도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링크드인에 자신의 Career Portfolio Map을 그려서 공유해주셨다. (신수정 님의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 : https://bit.ly/3SMH7PS) 나도 예시들을 참고해서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그려보았다. 그런데 내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양이 부족한 것인지 나의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은 나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나에게 와닿는 방식으로 만들어서 활용해보고자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더 발전시켜봤다. 이렇게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작성 하니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셰릴 샌드버그가 <Lean In>이라는 책에서 “Careers are a jungle gym, not a ladder.”라고 이야기했다는데, 사다리보다 꽤 정글짐 같아 보이기도 한다.



| Jungle Gym 버전의 Carear Portfolio Map


1단계. 경험 마인드맵 만들기

우선 아티클에서 소개된 방식으로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만드는데서 시작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기존 관념의 '경력(Paid job)'에 제한을 두면 안 된다는 점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재능, 스킬들, 의미 있게 생각하는 취미, 혹은 노력을 기울여 본 활동 등도 적는다. 마음과 생각을 열고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무엇들을 적어보자.

1단계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은 주관의 마음을 열고 적어보자


2단계. 전문성 축, 시간 축을 추가하기

이제 위 방식으로 작성된 맵에 두 가지 축을 추가하고 각 경험을 재배치한다. 하나는 전문성 축이다. 전문성이 많이 관련된 경험은 일로 보고, 전문성과는 관련 없으나 즐겁게 했던 경험은 취미로 본다. 일은 오른쪽에, 취미는 왼쪽에, 그리고 취미였어도 나름 진지한 마음과 객관적인 경험으로 여기는 일련의 활동은 중간 어딘가에 놓는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축은 시간 축이다. 최근의 경험은 위에, 과거의 경험은 아래에 배치한다.

전문성과 시간 축으로 커리어 재배치

이렇게 재배치를 하면 그냥 흩어져있던 맵의 요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전문성, 최신성, 관심도가 반영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어 보이는 공간이 보일 수 있는데 새로 개념화된 축으로 인해 새로운 브레인스토밍이 일어나며 처음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새로 떠올릴 수도 있다. 이렇게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업그레이드 했다면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3단계. 특징 축 추가하기

이제 마지막 한 가지 축만 더하면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은 꽤 정글짐다워진다. 그 마지막 축은 '특징 축'이다. 일이든, 취미이든, 최근이든, 예전 일이든 자신이 하는 활동들엔 자신만의 어떤 '결'이 있다. 남들은 전혀 다른 활동으로 보더라도 자신은 같은 동기와 이유 때문에 하는 것들이 있다. 나의 경우엔, 내가 PO라는 직무로 일 하는 것, 브런치를 하는 것, 영상 제작을 취미로 해본 것에는 '무언가 기획해서 만드는 생산 활동'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공통 코드가 있다. 또 내가 사내 아나운서 활동과 수학 과외, 멘토링을 즐겁게 한 이유도 '어떤 내용을 말이라는 형태로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글짐 형태의 3차원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

이제 특징 축에 따라 경험들을 배치해야 하는데, 이제는 위 그림처럼 3차원이라 더 이상 그려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특징 별로 각 경험을 태그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의 맵은 2차원 평면에 있지만 사실 차원이 3개인 커리어 포트폴리오 정글짐이 완성된다.

완성된 정글짐 버전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


4단계. 현재의 맵핑과 새로운 가능성 모색

이젠 완성된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을 가지고 놀아볼 차례다. 한 경험이 다른 경험에 영향을 주었다면 두 경험을 이어 본다. 두 가지가 같이 발현된 일이 있었다면 그것도 이어 본다. 이렇게 이어보니 나의 현재의 일이 그동안의 나의 삶의 요소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드러난다. 그리고 새로운 점선을 이어보며 PO로서 내가 과거의 기술 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커리어 임팩트(AI 기술을 활용한 문제 해결)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렇게 자신만의 선을 이어가며 현재와 과거를 진단해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본다.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의 활용




글을 작성하면서 맵의 요소들을 일부러 '경험'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글을 따라 맵을 작성해보는 사람의 생각에 제한을 줄까 봐 의도적으로 '경험'이라 불렀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것의 이름은 '경험 포트폴리오 맵'이 아니라 '커리어 포트폴리오 맵'이다. 기존 관점의 일(Paid job)이 아닌, 자신의 삶의 요소들을 커리어라고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기술도, 사회도, 문화도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Paid job들을 one path로 배치하는 커리어패스가 더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경험을 작은 것으로 여기지 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고, 자신 안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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