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단단 Jan 01. 2023

2023년을 시작하며

돌연 휴직과 두 번의 이직, 그 쉼표와 전환의 시간이 준 것

쉼표와 전환

나의 21년, 22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쉼표와 전환’이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사내벤처 테크리드로 일해오면서 삼성에서 약 7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반년 정도의 휴직 기간을 가졌다. 쉬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추구하는 사람인지 선명히 알 수 있었다. 결국 그 필연이 우연과 맞닿아 10명도 안 되는 초기 스타트업에 PM으로 뛰어들어 일했었고, 지금은 여기어때 PO로 일하고 있다.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쉼표가 때마다 나를 더 성향에 맞는 곳, 핏이 맞는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인생은 P처럼

극J였던 나는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 ‘인생은 P처럼’이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다. J가 계획적으로 살려하는 건 불안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초보 서퍼인 나는 이럴 때마다 서핑을 생각한다. 대자연인 바다 앞에서 나의 계획과 패들링은 대체로 무용지물이다. 내 생각대로 오지 않는 파도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편이 낫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 못한 좋은 인연들과 기회(두 번의 이직), 새로운 삶의 경험(글쓰기, 방송 출연, 한 달 살기, 캠핑 유튜브 제작 등)을 마주했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세상이란 꿀파도를 타고 있을 수도 있다.


삶과 글쓰기

글쓰기라는 것에 육각형 능력치가 있다면, 나는 열망만 높은 바늘 모양이었다. 그래서 예스맨처럼 P의 삶을 살아보는 나 자신을 J답게 꾸준히 기록하는 걸 목표로 했다. 특정 분야의 잘 정리된 정보를 전달하는 브랜딩 관점에서는 빵점짜리 브런치지만, 나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요즘 주춤하고 있는 글쓰기이지만 할아버지 될 때까지 나의 삶과 함께하는 습관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새해

나는 최선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올해도 80%의 힘으로 살려고 한다. 60%는 나의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 Product Deep Dive를 하려고 한다. 20%는 남의 일에 더 귀를 열고 살려고 한다. 세상의 이야기, 동료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를 더 관심을 갖고 들으려 한다. 나머지 20%는 idle로 두려 한다. 이 20%의 idle을 챙기면서 사는 것이 지속가능성과 삶의 풍성함,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 줄거라 믿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