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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Aug 08. 2022

당신의 문해력

문해력은 우리 삶의 전반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 핵심이 되는 능력이다.
-당신의 문해력-


 선생님으로서 가장 긴장되는 날은 업무 분장이 발표되는 날이다. 희망한 업무나 학년을 받을 짬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으나 괜히 기대하기도 한다. 심박수가 올라가니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는 건지 뭐가 계속 마렵긴 한데 그게 꼭 긴장을 했다기 보단 '와, 이번에는 또 얼마나 분개할까' 같은 생각 때문이다. 업무 분장을 발표하면 새로운 학년끼리 모여 앉아 반을 뽑는다. 편지 봉투가 테이블에 놓여 있고 대게 부장님의 지위 아래 신중하게 봉투 하나를 가져간다. 재빨리 꺼내 명렬표를 확인하고 작년 담임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반 분위기가 어떨 거 같은지 물어본다. 한 선생님이 학생 한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글을 못 써요."

 고학년임에도 읽고 쓰는 게 느린 학생을 담당한 적이 있다. 처음엔 고작 한글을 못 뗀 건 나에게 어떤 타격도 줄 수 없다며 자만했는데 지내보니 의견이 달라졌다.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는 건 쓰는 것도, 푸는 것도, 읽는 것도, 말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콘텐츠가 격렬히 공유된 이후로 점차 하향하고 있는 문해력이 문제라는 걸 지적한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어휘력이 빈약하며 문장의 호응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다. 이어 유아기, 학령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이룬 발전과 그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영어과 수업을 들으며 기억나는  하나를 꼽으라면 '매튜 효과'. 다름이 아니라 강의  졸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매튜 효과' 무엇인지 물었고 대답하지 못하는 바람에 창피를 당한 게 생생하다. 부한 자에게 재산이 쌓이는 . 학습이라는  그런 것이다. 특히 수학과, 영어과는  정도가 초등학교 교실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수학을 포기한 대부분의 6학년 학생은 곱하기, 나누기부터 제대로 하지 못한다. 3학년 때부터 3년 동안 학교에 남으며 배웠을 테지만 6학년이 돼서도 여전히 숫자 앞에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곱하기나 나누기를 제대로 못하는 건 수감각이 없어서 그렇다. 그건 1학년 때 수 가르기, 수 모으기 활동을 하거나 수 짐작하기, 묶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곱하기 나누기가 문제가 아니라 1학년 때부터 학습 결손이 심각했다는 말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느린 학생은 알파벳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6년을 늦게까지 보충하며 남았는데도 배움이 없을까. 주의력 결핍 같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음에도 그들에게 배움이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했지만 명쾌한 답을 찾기 힘들었다. 동기 부족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왜 그들은 동기를 잃고 공부를 혐오하게 됐을까. 해답은 문해력에 있었다(물론 문해력 외에도 다양한 문제는 있다). 읽는 게 힘들다면 듣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지루한 수업 그 이상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한다. 결국 한국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력 신장의 목표도 이루기 어렵다.


 최근 들어 문해력이 조명을 받게 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한국어 교육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도 이에 발맞추어 매주 동화책  권으로 토의, 토론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과제로 제출하던 사설 베껴쓰기 활동을 수업 시간에 함께 하는   효과가 좋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해력, 국어교육에 관해 조금  연구해 보며 간단한 지도안을 매주 하나씩 짜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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