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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Aug 16. 2022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 당신의 은총으로 저는 이곳까지   있었나이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6학년 때 기겁을 하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던 유령이 있었다. 빨간 마스크. 그 기괴한 이야기의 무엇 때문에 진실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분명 뉴스에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지상파 외의 채널에는 뉴스가 없었으니 삼 사의 뉴스 중에 하나였는데 빨간 마스크를 경고하는 내용이든 그냥 빨간색 마스크에 대한 내용이었든 헛것을 본 것이든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물론 지금은 믿지 않지만 중학생 때까지는 듣기 싫은 얘기 중 하나가 빨간 마스크였다. 그 후로 무서운 얘기라면 질색을 했으나 점차 빨간 마스크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퇴마, 심령 관련 영화에 대한 흥미가 커졌다.


 외국의 미스터리 영화나 시리즈들을 보면 단테의 신곡이 종종 등장한다. 지옥, 연옥, 천국을 모험하는 단테의 이야기를 엮은 내용이라 단박에 관심이 갔지만 겁도 없이 번역문을 펼쳤다가 첫 장을 읽고 바로 책을 덮었다. 뭔지는 몰라도 개괄적인 내용은 알고 있어야 번역문도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독자들이 단테를 읽기 쉽게 재구성한 도서다. 만나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주석이나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덕에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단테는 지옥, 연옥, 천국을 돌아다니며 장소가 이동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 사람들에게 왜 지옥에 있게 된 건지, 연옥에 있게 된 이유가 뭔지 묻는다. 지옥편은 크게 공들이지 않아도 가볍게 읽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읽을수록 지친 건 사실이다. 결국 큰 양식을 벗어나지 않은 지루한 이야기를 몇십 번 반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다시 봐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건 사실이다. '장미의 이름'처럼 굉장히 난해한 질문과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했는데 다시 읽어보며 작품의 내용을 음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에야 지옥, 연옥, 천국을 그린 작품들이 다양하니 뻔할 수 있지만 모든 뻔한 것들의 원작이 단테의 신곡이라면 박수나 인정이라는 말로 찬사를 끝낼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신곡을 도전하기 두렵다면 이 도서를 먼저 읽어보고 신곡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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