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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Sep 16. 2022

진화 인간

'나는 교사다' 서포터즈 1기, 위즈덤하우스

 디즈니나 픽사의 주 고객층은 어린이지만 어른들의 입맛에도 맞아야 한다. 어린이들의 보호자가 지갑을 여는 것 못지않게 자녀가 없는 성인들, 1인 가구의 소비력도 무시할 수 없다. 겨울왕국이나 인사이드 아웃 그리고 쥬토피아 등은 오히려 성인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은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은유적인 표현들도 있어 간간이 성인용 농담이 섞여 있다고 하니 영어권 국가의 보호자가 그 작품의 완성도에 감탄하며 빠져드는 이유가 충분하다.


 청소년 문학을 처음 접했던  교직에 들어선 후였다. 국어 교과 지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인용하거나 재구성할  '5 레인'이라는 작품을 처음 접했다. 예상 독자가 초등학생이라 다소 읽기 거북했다. 쉬운 어휘와 어색한 대화체에 익숙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으나 [진화 인간]  소개를 읽고 우려했던  장르에서 오는 특유의 어색함 때문이었다.


 SF 판타지는 설명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장르 특성상 대화가  어색하다. 청소년 문학의 경우 본래 사용하는 어휘 자체가 쉬워 어른에겐 낯설다 보니 SF라는 장르와 합쳐지면 읽기 간지러울  같아 이번 달은 리뷰를 포기할까 했었다. 개학이라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며칠을 방치해 두고 나니 애써 보내주신 분에 대한 예의도 아닌  같고 일도 어느 정도 정리가  짬을 내서 읽기 시작했다.


 전작인 '비누 인간'부터 [진화 인간]까지 완독하고   청소년 문학과 SF 만남이 불편할 거란 생각은 결국  편견에 불과했다는  깨달았다. '비누 인간'  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였고 자연스러운 문체였다.  편의 단편 영화가 괜찮은 엔딩을 가지고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속편인 [진화 인간]에서는 같은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살아남은 비누 인간의 정체와 능력이 밝혀지고 3편을 예고하는 대사까지. '도플 인간' 23년에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볼 만하다.


 자신의 몸을 깎는 비누 인간에 대한 묘사와 입에서 거품이 나오며 쓰러지는 비누 인간, 맞으면 뭉개지기도 하고 의심, 중상 등도 있어 얘기를 긴장감 있게 이끈다. 불필요한 설명이나 어색한 상황 설정이 없어 긴장감이 책을 완독할 때까지 쭉 이어진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을씨년스러운 삽입화가 영락없이 SF/호러였는데 인간성과 따뜻함을 잃지 않고 청소년 문학이라는 선을 넘지 않아 작가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앉은 자리에서 완독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두 작품은 모두 하루 만에 읽었다. 3편 '도플 인간'도 정말 기대된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지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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