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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Sep 22. 2022

피구 하자고 한마음으로 조르는 것은?

'도시에 물이 차올라요'를 읽고

 교사와 관련된   당황스러웠던 , 인상 깊었던 말이 각각 하나씩 . '가장 훌륭한 교재는 교사'라며 실력을 키우는  우선이라고 실습 멘토가 했는데 당시에는 가슴이 뜨거워졌으나 현장에 발을 들이고 나니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동기유발에 동영상을 쓰기보다 교사 자신을  활용하라는 멘토 선생님의 말씀. 아마 그해 공개수업  나는 클래식에 맞춰 부채춤을 췄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철판 깔고 잘하던 교사-교재화를 부끄러울  없는 나이인 지금에 와선 엄두도  내는 처지다. 차이점이 있다면 마음가짐뿐. 수많은 페르소나  근엄이라는 가면을 끼고 학생들과 대면하다 보니 친구들에게나 보여줄 법한 행동들이 쉽사리 취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뚱한 표정으로 앉아서 수업만 듣게 하기는 싫어 재밌는 게임을 많이 준비한다.


 어느  학생들은 어떤 게임을 가져와도 시큰둥했다. 즐거워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내적 즐거움을 표출하지 않는 성향이라 어색한 침묵만이 교실을 맴돌았다.  어느 해는 무슨 게임을 해도 즐거워했다. 덕분에 나도 함께 웃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유독 싸움이 잦다.  , 사기를 꺾는 말들, 무절제함 등은 협동심 부족이 주된 소이였다.  


 '도시에 물이 차올라요' 읽고 학생들과 무엇을 얘기해 볼까 고민하다 경쟁  발생하는 잦은 싸움과 관련해 '협동'이라는 가치를 가르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이 차오르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 같이 하기' 제시한 마지막 페이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동기 유발로  스포츠 사진을   보여주고 공통점을 찾게    스포츠  무엇이 중요한지 말해보게 하며 '협동'이라는 말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동화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표지 다음에 나오는 검은 선과 갸우뚱하는 원숭이 그림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마지막 장에서  확인해 보자고 당부했다. 동화책을 읽으며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  집중을 방해할  있다는 말을 책에서 읽고 이번 동화책을 낭독할  사족을 붙이지 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만 도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있을지 물었다. 완독  모둠끼리 의논하여 가치 사전에 들어갈 협동의 의미를  가지씩 정하게 했는데, 우리 반에선 협동이란 '우리  학생들이 선생님께 피구를 하게 해달라고  같이 한마음  뜻으로 조르는 것이다' 정해졌다. 곧이어 협동하며  쓰는 게임  가지를 덧붙였다. 아무래도 시간제한을 두고 과업을 함께 해결하게 하는 활동들이 협동을 강조하기 무난해서 둥글게 손을 잡고 훌라후프 통과하기, 풍선 떨어뜨리지 않고  바퀴 렸다.


 사람이 갑자기 바뀔  없는 노릇인지 여전히 큰소리가 오가기도 하고 열을 내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협동' 외치니 학생들이 서로 조심하는  눈에 보였다. 아이는 어른 하기 나름인 게 분명하다.  작은 수업 하나로 분위기가 한층 화목해져서 뿌듯했다.


 활동을 시키고 사진을 찍는 여유도 있어야 하는데 뭐가 그리 바쁘고 정신없었는지 학생들이 웃고 떠드는 장면을 하나도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부턴 재밌는 활동을   반드시 사진을 찍겠다고 재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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