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다' 서포터즈 1기, 위즈덤하우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불편한 편의점, 어벤저스 유니버스 그리고 최근에 출간되는 다양한 작품들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개별의 사건이 한 장소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짜임새는 소비자로 하여금 작품에 빠져들게 만든다. 물론 플롯이나 스토리가 훌륭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십년가게'를 받겠다고 선택했던 건 제목과 아기자기한 표지 때문이었다. 배송 후 확인해 보니 제목 옆에 1이 작게 쓰여 있었고 시리즈구나 싶어 몇 권이 더 있나 봤더니 5권이 더 있었다. 이게 만약 시리즈라면 나머지 5권을 구한 다음에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고 책상 위에 던져 놨는데 그러길 벌써 한 달이 흘렀다.
바쁜 게 좀 정리되고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집 앞 도서관에 비치된 걸 확인했다. 본격적으로 읽어 볼까 하며 살짝 들춰보니 글자가 큼직한 게 마음에 들었다. 십 년 동안 물건을 맡아주는 대신 일 년의 수명을 대가로 받는다는 설정도 흥미로워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었다. 첫 장을 읽고 나미야 잡화점이나 불편한 편의점과 비슷한 형식인 걸 알았을 땐 뻔할까 걱정스러웠지만 기우였다. 그 개별적인 사건의 진행이 다채로워 놀라웠다. 일 년의 수명을 대가로 지불하며 십 년 동안 맡길만한 물건이 다 유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5개의 이야기가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았다. 이 정도는 돼야 글로 먹고살 수 있나 보다.
나는 무엇을 맡길 수 있을까. 당장 떠오르는 게 없는 걸 보니 아무래도 수명 일 년이 더 소중한가 보다. 또 뭔가를 십 년 맡기는 일이 수명을 단축할 만한 가치가 있나 싶기도. 분명 주인공의 감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진심'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여긴다. 주인공이 걱정하는 것들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 충분히 해결할 법한 문제들이라 생각했다.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진심이 통하는 세상이었어서 그렇게 느꼈겠지만. 그래서 내게는 십 년 가게 초대장이 오지 않나 보다. 디저트를 맛있게 묘사한 탓에 꼭 한 번 가보고 싶긴 했는데. 6권을 완독 하면 보내 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