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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Dec 02. 2022

평균의 종말

'석사랑' 책모임 기록

1분 감상평 및 별점

 평균이 미쳤던 영향이 막대했다는 점이 놀라웠으나 사회 현상을 단순히 평균 하나로 설명하기엔 그 유기적인 연결이 방대하다. 군주제에서 민주화 산업화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평균을 도출한 학자에서 비롯됐다는 부분은 다소 비약이 있지 않을까. 어떤 작업을 거쳤든 선별해서 뽑은 일꾼이 마구잡이로 뽑은 일꾼보다야 나은 건 당연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평균 그 자체가 아니라 이에 감춰진 의미다. 여러 항목의 평균이라는 개연성 없는 숫자에 묻혀 무시되는 개인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에 대안으로 한 개인의 궁극적 성장을 강조한다. 각 나라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기업 평가 척도가 이제는 ESG 척도로 바뀌는 추세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변화가 작가가 바라는 성장의 가치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결국 개인이 중요할수록 지배구조는 변하게 될 것이고 속도에 목숨 거는 것이 아니라 방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며 성공의 경험이 충분한 기업에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이 모든 게 평균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평점은 4점.


인상 깊었던 장면

'평균이 사실상 한 개인의 가장 중요한 면모를 알아보지 못하게 속일 경우엔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면 대다수 사람들의 체격이 이만큼이나 넓은 평균대에 들어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체 중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용하려는 자리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평가하기 위해서 필요한 평균에 성적이나 외모 혹은 체형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평균에 속하는 사람 자체도 없을뿐더러 그 평균의 범위를 다소 늘린다고 해도 모든 부분에서 평균에 드는 건 불가능한 경지다. 나는 얼마나 숱한 날들을 '보통'의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던가.

'상황 맥락별 기질'

'왜 내가 그런 맥락에서 말썽을 피우는지를 헤아리려 애썼다면 내 성격의 본질을 간파했다고 간주해버리지 않고 담임교사에게 귀띔을 하거나 나를 다른 반으로 옮기는 식으로 중간에서 조정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성품도 맥락의 영향을 받는다'

'신뢰가 가는 환경 vs 신뢰가 가지 않는 환경' 실험

 MBTI가 성행하는 시대에 너무 필요한 말이다. 속이 다 시원하다. 아이스브레이킹을 넘어 지나치게 동조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평등한 접근권은 한 가지 큰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 시스템이 실제로 잘 맞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표준화된 시스템에 접하도록 함으로써 개개인의 기회를 평균적으로 최대화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점이다.'

 기성 시스템을 바꾸는 데에는 큰 사회적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간접 민주주의, 수능 외 익숙하다는 이유로 묵과하고 있던 불편한 사실들을 마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토의 토론

교육과 산업의 개별화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의 특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간과하기 쉬운 게 관계다. 공산주의가 실패했던 이유도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토드 로즈가 제시하는 것도 다소 이상에 젖은 내용이라고 본다. 몇몇 성공 사례가 존재하긴 하나 본인이 제시했던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우선 정말 괜찮은 인간을 뽑아야 한다는 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효과의 증명이 더디다는 점.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일궈내야 하는 분야인데 각 기업, 정부는 서로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속도와 재능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꿨다고 가정할 때 학교 형태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토드 로즈의 이론에 따르면 결코 같은 인간이 없을 텐데 한 공간에 교사 한 명이 감당할 수 있는 학생 수를 넘어서면 안 된다. 더불어 속도가 다르면 은연중에 생기는 동년배의 시선들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게 학생들의 학업 동기를 가장 크게 꺾는 요인 중 하나기도 하다. 개별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신중할 필요는 있다.
-기업의 고용 형태가 바뀌고 있다. 교육도 산업의 형태가 변하면 따라올 것이니 개별화를 진행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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