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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Mar 12. 2023

FBI 행동의 심리학

특히 비언어 단서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뇌의 변연계, 즉 하등동물의 두뇌에도 나타나는 원시 형태의 뇌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다루고 있다.
-FBI 행동의 심리학, 존 내버로우-


 군대 선임이 소개팅 꿀팁이라며 상대가 내게 몸을 기울였는지, 따라 하는지 잘 보라고 했다. 그 뒤로 소개팅이나 단둘이 만나는 자리에서 상대를 유심히 관찰하게 됐다. 반대로 내가 적극적으로 보이고 싶거나 호감을 가졌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을 때 몸을 기울이고 상대의 행동을 모방한다.


 저자는 발에서 머리로 관찰을 시작하라고 한다. 얼굴에 들어나는 감정은 숨기기 용이하다. 어릴 때부터 훈련 받은 '예의' 때문이다. 반대로 발이나 얼굴 외의 신체는 방심하기 쉬운 부분이다. 전문가야 얼굴에 이는 미묘한 근육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지만 비전문가는 더 솔직한 발을 먼저 보는 게 유리하단다.

 발에 관해 가장 귀여운 사실은 우리가 즐거울 때 발목의 관절을 위로 꺾어 발가락을 위로 향하게 한다는 것과 신나는 발이 존재한다는 것. 나 또한 언제 마지막으로 발가락을 위로 올렸던가 고민해 봤더니 까마득한 옛날 같기도 하다. 급히 발목 관절을 꺾었다.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지하철에 앉아 사람들의 발을 관찰했다. 뚫어져라 보는 내 시선에 오해를 살 수 있겠다 싶어 즉시 중단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감정을 다 파악한 듯한 착각이 들어 그랬나 보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예민의 극에 치달은 아이들이 종종 등장한다. 6살 차이 나는 누나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나도 TV에 한번 나오지 않았을까. 그만큼 내가 예민했고 현재도 예민하다. 지하철에 보이는 발 중 불안해 보이거나 불편해 보이는 발이 없었다. 그것만으로 내가 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 편안했다. 영 엉뚱한 책은 아닌 듯하다. 이런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 학부모 상담에까지 이 기술들을 응용하면 좋겠다.

 얼마 전에 중고 서점에 들러 집에 있던 묵은 책을 다 팔았다. 이제는 결코 책을 소장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한 권씩 사자고 마음먹었다.

 아마 처음으로 구입하는 책으로 FBI 행동의 심리학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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