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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Apr 26. 2023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보노보노 친구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에게 "미움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독서에 빠지게 된 계기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와 같은 느낌의 에세이 덕분이었다. 여러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감정적 대우를 받든, 내 마음속에 이는 어느 형태의 감정이든 사실은 다 괜찮다는 토닥임에 감동받아 비슷한 에세이를 여러 권 읽었더랬다. 고등학교 3학년쯤 되면 뭐든 힘든 시기이나 나는 2학년 때부터 슬럼프를 겪었다. 방황을 그때서야 시작했고 따뜻한 위로가 아니었다면 시험지가 꽤나 무거웠을 테지.

 이후 대학생이  ' 읽기 좋은 ' 시작으로 독서의 폭을 넓혔고 제대   주에   읽기를 지키려 노력했다.  다짐을 지켜온 지도 이제  년이 조금 넘었 독서  기록하는 습관을 남기게   어언  년이 지났다.


 위로가 지나치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즈음이다. 보노보노에 이어 곰돌이 푸 외에 다양한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며 뭐든 괜찮다는 식의 생각들이 도서건 SNS건 즐비했다. 신자유주의를 담지하는 문제 해결법과 사고방식이 대세인 건 알겠는데 조금 지친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보노보노 시리즈를 집어 들게 됐던 건 친한 형의 집들이에서 책을 선물받았던 탓이 크다. 선물이라 거절할 수도 없었고 '책을 좋아한다길래'하며 주신 거라, 내 기호를 생각해 줬다는 게 감동이라 군말 없이 받았다. 받고 읽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 성의에 보답하는 방법이 최선을 다해 읽고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기실 두 권 모두 보노보노가 표지에 대문장만하게 그려져 있어 휴대하며 짬을 내 읽기 부끄러웠다. 제목도 다소 열없는 탓에 밖에서 읽을 땐 연신 무릎 위에 올려 표지를 감추기 바빴다. 베스트셀러였다 그 자리에서 내려온 지 꽤 지난 도서라 더욱 그랬다. 만일 내가 위로 에세이에 열린 마음이었다면 자랑스럽게 펼치고 다니며 제법 추천했을 내용이긴 했다. 사람에게 치여서 나에게 자신이 없어졌을 때나 이런 저런 이유로 자존감이 다소 떨어졌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아 보였다.


 위로에도 정도와 시기가 있다. 네 감정은 틀리지 않았어, 누가 미워하든 네 방식을 고수해 등의 태도가 이미 만연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 질려버린 사람이라면 책이 너무도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바라기엔 다음번에 주목받는 위로 에세이는 그 반대가 되었으면 싶다. 내가 기준이 아니라 우리가 기준이 되는 위로, 건강한 공동체가 다시금 강조되는 삶의 방식이 휘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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