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yu Jul 31. 2022

우리말 어감사전

이 책은 어감, 뉘앙스, 미묘한 뜻이 다른 비슷한 단어들의 의미를 좀 더 섬세하게 밝히고 싶은 소박한 욕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말 어감사전-

 책을 읽으며 대학교 때 심화로 들었던 국어 강의가 생각났다. 난 귤은 좋아한다와 난 귤을 좋아한다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언어 감각이 이만큼 뒤처지는데 브런치에 글을 써도 되나 싶다.


 책은 그런 차이를 조사에서 단어로 확장시키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지난한 분야다. 지나치게 미시적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읽다 보면 끄덕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미세한 차이에 대해 정독하면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샘솟으며 세세히 기억해야 할 거 같지만 그러기에 양이 너무 방대해 지례 포기한다.


 몇 가지 사례들을 살필 때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있었다. 내 용례 사전에는 분명 둘 다 바꿔 쓸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책에선 어색하다고 적혀 있었다. 그저 생소한 단어라면 문어/구어, 상황 가리지 않고 사용하려는 개그 욕심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대화하는 상황에 문어를 사용하면 종종 폭소하기도 하고 메신저를 활용할 때도 생소한 단어를 사용하면 웃길 때가 많다. 단순히 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난 그런 게 웃기다.


 간헐적으로 갸우뚱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생활에서 본능적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었지만 작가가 처음에 밝혔던 그 소박한 욕망이 잘 실현돼 있어 감탄했다. 무의식적으로 적재적소에 쓰이는 단어들의 출현이 이런 맥락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숙고하게 해 보는 책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상한 아이 옆에 또 이상한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